살아남으려면 이렇게! - 교육과 채용의 패러다임 쉬프트
세상이 진짜 미친 듯이 변하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AI, 이를 이용한 서비스가 나온다. 지금은 AI 춘추 전국 시대다. 특히 인공지능(AI)의 발전은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며 기존의 방식들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취업과 채용 전략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옛날 방식으로 취업하려다간 큰코다치고, 옛날 방식으로 사람 뽑다간 회사 망할 수도 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두 가지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
첫 번째는 1년 전쯤 했던 교육 경험이다. 한 회사의 직원 채용과 관련된 교육이라 학생들은 기를 쓰고 열심히 수업을 들어야 했다. 매일 간단한 과제를 제출해야 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들이 수업에 집중을 안 한다. 그런데 과제를 내면 이상하게도 다 해온다. 그때 알았다. 이들이 LLM으로 과제를 풀고 있다는 걸. 아! 이걸 어쩌지? 당장 다급해서 chatGPT가 허용하지 않는 거대 토큰이 필요한 문제를 제출했다. 그제야 학생들은 풀지 못해 난리가 났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앞으로 이런 세상이 올 건데, '나는 뭘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런 생각에 불을 지핀 두 번째 계기는 바로 이 뉴스였다. "'아마존·메타' 합격했는데 반전…"AI가 해주는데 왜요?" / SBS 8뉴스. 이 기사를 보고 '아, 진짜 세상이 이렇게 바뀌고 있구나. 우리가 생각하는 능력, 교육, 채용 기준을 완전히 바꿔야겠구나' 싶었다.
이 두 가지 경험을 통해 나는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취업/채용 전략은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도구의 변화에 따라 '능력'의 정의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다. 주판으로 계산하던 시절에는 누가 더 빨리 주판알을 튕기느냐가 중요했다. 계산기가 등장했을 때는 종이에 적힌 숫자를 계산기로 정확하고 빠르게 합산하는 능력이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회사에서 직원이 판매 대장을 계산기로 일일이 두드리고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엑셀이나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을 쓰라고 할 것이다. 계산기 사용 능력은 이제 거의 의미 없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 필요한 능력도 변하기 마련이다. 마치 현대에, 얼마나 빨리 차 창문 손으로 돌려 내릴 수 있는가 자랑하는 느낌? 이제는 AI 시대다. AI 시대에는 AI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는지가 진짜 능력이 된다. 과거의 도구 사용 능력에만 매달리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이젠 누가 AI 비서(?)를 얼마나 잘 부리느냐가 관건인 시대가 온 거다.
나는 직원이 지금 나오는 AI 도구들을 잘 사용해서 6일 걸릴 일을 3일 만에 해낸다면 대단히 만족할 것이다.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연봉 더 줘서라도 데려오고 싶다.
내 교육 경험에서도 봤듯이, 학생들은 이미 AI를 활용해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 사용을 무조건 막는 것은 의미가 없다. 통계학과 시험에서 공학용 계산기 지참은 허용하면서, 실제 현업에서 필수적인 'R'과 같은 통계 분석 도구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경우가 있다. 현실은 R로 데이터 쫙 뽑아서 그래프 그리고 앉아있는데, 시험에선 계산기로 루트 누르고 있어야 한다니, 이거 뭐 코미디 아닌가? 이는 마치 엑셀 시대에 계산기만 쓰라고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현업에서 계산기로만 업무한다고 하면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시험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AI 사용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말하는 '특별한 이유'란 학문의 원리를 공부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MSE(평균 제곱 오차) 값을 계산하는 원리를 공부한다면 이때는 계산기만 사용한다는 제한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는 소트 알고리즘의 작동 원리를 공부하는 단계라면 다른 AI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구현해보는 제한을 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하지만 원리 습득 단계를 넘어선 응용 및 문제 해결 단계에서는 도구 활용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교육 기관은 이러한 시대 변화를 받아들이고 AI 활용법과 실용적인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대학이 학문의 원리를 깊이 탐구하는 곳이라면, 취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대학보다는 실용적인 기술과 도구 활용법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취업하고 싶다면 공학용 계산기 사용법만 배우고 나올 게 아니라, 제대로 R과 Python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나는 이런 사람을 채용할 것이다.
채용 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개발자 채용에서 흔히 보는 알고리즘 코딩 테스트는 정말 필요한가? 물론 알고리즘 자체가 중요한 분야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업 개발 환경에서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오픈소스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를 가져다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소트 알고리즘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주 업무인 연구소가 아니라면, 직원이 자신이 만든 새로운 소트 알고리즘을 쓰고 있다고 하면 나는 오히려 의심의 눈초리로 볼 것이다. 음... 커피 한잔 사주면서 '혹시... 취미가 독특하시네요?' 할지도 모른다. 검증되지 않은 코드를 사용하다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문제점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잘 만들어진 도구(오픈소스, 라이브러리 등)를 얼마나 잘 찾아내고, 이해하고, 조합하여 사용하는 능력이다.
그러니까 입사 채용 과정에서도 이러한 AI 도구를 포함한 최신 기술 도구들을 얼마나 능숙하게 활용하여 실제 업무를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지를 측정해야 한다. 과거의 지식 암기나 특정 알고리즘 구현 능력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해 도구를 찾아내고 적용하는 실질적인 능력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이제 새출발하는 구직자들이라면 AI를 사용해서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자신의 이력서에 올려야 한다. 'AI 활용 N년차', 'LLM으로 업무 효율 XX% 향상 경험', '나의 LLM 대화 평균 토큰 수는 3만개'. 이런 게 진짜 스펙이 될 거다. IT 영역은 이미 고급 개발자가 AI 사용하여 일하고, 초급 개발자는 실직하거나 구직이 어려운 현상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이 방법이 옳다고 본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최신 도구를 활용하여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채용은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과거의 잣대로 미래의 인재를 평가하려 한다면, 우리는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AI 시대에 맞는 교육과 채용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할 때라고 생각한다. 취업도, 채용도 이제는 AI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