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업무의 시작
기업은 가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다양한 일들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 일들을 업무라고 하고, 직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하기도 하고, R&R이라고 정의하여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런 각자의 일들이 실행되면서 지속적으로 상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집니다. 상품과 서비스는 매출(돈)과 브랜드(영향력)의 형태로 가치가 됩니다. 이 가치는 조직에겐 자원이 되고 구성원들에겐 보상이 됩니다. 보상을 받은 구성원은 다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일을 하게 됩니다. 기업의 일, 즉 업무는 전략, 시간의 흐름, 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 사유로 확대되거나 축소되기도 하고, 새롭게 탄생하기도 하며, 또 사라지기도 한다. 이렇게 계속 변화하는 일을 관찰하고, 판단(평가)하며, 개선하는 것이 ‘일 관리'입니다.
인사부서에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요청과 불만들이 접수됩니다.
위의 이슈들은 모두 사람에 대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 숨어있는 일이 있습니다. 일을 하려고 모인 회사이기 때문에 일과 관련되지 않은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보다는 사람에 집중합니다. 사람이 맞냐 틀리냐는 판단하기 힘듭니다. 각자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떤 사안에 대해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일을 파악하지 않은 상황에서 요청이나 불만을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이슈가 되는 것의 일에 대해 철저히 파악한 후에야 비로소 인사적 해결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이 부족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인사담당자는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을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데 그냥 뽑아달라고 뽑아주는 인사담당자들도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사람을 그냥 뽑아주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현재 조직 내 비효율은 없는지, 역량 문제인지, 리더십의 문제인지, 동기부여는 되고 있는지 등등 여러 가지 면을 봐야 합니다. 진짜 문제는 인원 부족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가장 우선 시 되어야 하는 것은 업무 명확화 즉, 일에 대한 정의입니다. 이슈가 되고 있는 일에 대한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에 대해서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이 것은 복잡할 필요도 없고 아주 쉽게 설명되어야 합니다. 인사담당자가 들었을 때 이해와 납득이 되어야 합니다. 만일 해당 부서에서 그 일에 대해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들의 전문성이나 일에 대한 이해 수준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채용이 문제가 아니라 매우 심각한 해당 부서의 이해와 전문성 부족 문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조직도 사람과 같이 세상만사 일을 다 겪으며 생로병사하는 유기체입니다. 조직은 일의 누락과 중복, 능력 저하와 같은 여러 가지 비효율과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인사담당자는 유심히 다양한 사항들을 점검해야 합니다.
효율만 강조해서도 안됩니다. 당연히 일의 주인은 사람이며, 사람과 일은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인본주의와 성과주의도 같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효율만 중시하면 조직은 보수적이 되고, 인간미가 떨어지며 가치 창출 능력도 떨어집니다. 조직이 위축되면 다양한 세상만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으며 성장도 어려워집니다. 또 반대로 인본, 성과만을 강조해서도 안됩니다. 온정주의나 이기주의로 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사담당자는 효율, 인본,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가장 적합한 밸런스는 기업마다 다릅니다. 우리 회사의 밸런스는 어느 지점인지 판단해봐야 합니다.
많은 기업에서 일 관리를 한다고 직무 분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업무)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변하기 때문에 너무 디테일하게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나 몸이 가벼워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이러한 직무분석에 에너지를 쏟고 있으면 안 됩니다.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업무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별해 놓으면 됩니다. 또한 한 번 일을 정리, 검토해 보았다고 안심하면 안 됩니다. 일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계속 변화하므로 수시로 다시 체크하고 쉽고 명료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저것 참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인사담당자는 사람과 일을 관리하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일 관리는 인사업무 중 가장 기본이 되고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기능입니다. 인사 관리의 첫 단추이자 핵심입니다. 일 관리만 잘해도 인사의 절반은 끝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