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Montepulciano d’Abruzzo
몬테풀치아노라는 포도 품종을 이탈리아 중부 아부르쪼주에서 키워 만든 와인이다. 보라색에 가까운 붉은 컬러를 갖고 있으며, 잘 익은 검은 과일향과 나무향, 허브향 등이 난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콜릿과 바닐라 향이 점점 더 진해진다. 중간 진하기와 탄닌을 갖고 있다. 신맛은 중간보다 조금 더 강하게 난다. 처음은 상쾌한 느낌을 받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부드러워지고 멋있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붉은 과일향과 하늘하늘한 여성적인 와인을 좋아한다. 그래서 진하고 오키(나무향)한 남성적 와인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그래서 맥주도 에일보다는 라거를 더 좋아하고, 막걸리보다는 소주를 더 좋아한다. 이 와인도 처음엔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잔만 마시고 바로 코르크를 막아 냉장고에 넣었다. 이틀 후 다시 꺼내어 마셨는데 초콜릿향과 허브향이 어우러져 있었다. 남성적인 느낌은 처음과 같았지만 한결 누그러진 다정한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탈리아 남부의 풀리아나 시칠리아의 레드 와인처럼 계속되는 강렬함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와인을 배우고부터 내 스타일이 아니거나 나랑 맞지 않는 경우엔 조금 더 기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바로 느끼거나 맞추려고 애를 써봐야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한 캐릭터일수록 더욱 그렇다.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면 천천히 변한다. 물론 아주 극소수는 끝내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끝내 보여주지 않고 사망하거나 나와는 맞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줘야 한다. 대략 여태껏 경험했던 와인의 10중 8,9는 나의 인내심에 대한 수줍은 답례를 했던 것 같다.
와인을 오픈하여 공기와 만나게 하는 것을 브리딩이라고 한다. 브리딩은 와인에 따라 진짜 천차만별이다. 브리딩 필요 없이 바로 성격을 드러내는 와인도 많이 있다. 반면에 3~4시간 걸리는 것도 있다. 하지만 내 경험 상 브리딩이 필요한지는 병을 열어 마셔봐야 한다. 그리고 브리딩이 필요하다면 그냥 코르크만 따 두는 것이 아닌 잔에 한껏 따르고 잔에서 병에서 다 같이 브리딩을 하는 것이 좋다. 공기와의 면적을 크게 하면 할수록 브리딩이 잘 되기 때문이다. 그냥 코르크만 따두면 브리딩이 되는 면적이 너무 작아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거나 안될 수 있다.
어쨌든 나에게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는 항상 브리딩이 필요했던 와인이었다. 그리고 모두 남성적이었다. 보르도나 론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만한 와인이다. 드라이하고 오키하고 알코올 느낌도 확실해서 술을 마시고 있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이 와인이 생길 때면 아버지와 지인들 선물로 드린다. 특히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딱 맞는 선물이다.
Fantini
Casale Vecchio Montepulciano d’Abruzzo
몬테풀치아노
붉은보라색
오크향, 초콜릿향, 검붉은과일향
진하기 3.0
탄닌 2.5
당도 1.0
산도 3.0
3만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