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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밍순 Nov 25. 2020

서른

곧 31.

30대는 어떠냐고 26살 때부터 그렇게 묻고 다녔다.

앞자리가 3이라는 게 신기했던 건지

어른들만 보면 30대는 어때요?라고 물었다.


19살에는 +1이 된다는 게 마냥 좋기만 했는데

26살이 넘어가면서부터 서른이 머지 않았다는 생각에

한 해 한 해 지나면서

무섭고 걱정이 됐다.


별게 다 무섭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이를 먹는 만큼 뭔가를 해놔야 할 것 같아서

이전과는 다르게 의젓하고 멋지게 살아야 할 것 같아서

무서웠다.


20대에 줄곧 물어댔던 30대는 어떠냐는 나의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모두 이렇게 말했다.

"똑같아요~"


뭐 그냥 '나는 그대로인데 나이만 먹는 거'라는 의미겠지


다른 사람들처럼 "똑같아요~"라고 말할 줄 알았던 나의 서른.

나의 30살은 조금 특별한 것 같다.

 

생전 '꾸준히'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았던 '운동'앞에

꾸준히 운동한다는 말이 붙었다.


'완전' 건강해요 가

'덜'이라는 수식어로 바뀌었다.

뽈록뽈록 손에 뭐가 나기도 했고

어느 부위가 신경 쓰이기도 했고

챙겨 먹는 영양제 하나가 생겼다.


전례 없는 전염병인 코로나 19로

여행은커녕 집 밖 외출도 녹록지 않다.

마스크는 필수

비대면은 선택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식당은 저녁 9시면 문을 닫고

카페에서 취식은 금지다.


또 사람을 만나는 게 신중해졌고

옛날만큼 대인관계에 큰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확실히 20대와는 달라진 것 같다.


나는 그대로인데 나이만 먹는 "똑같아요~"는 아닌 게 확실하다.


나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나이도 야금야금 먹고 있다.

31살은 어떨까.

+1의 경험치가 쌓여있으려나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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