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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4. 2020

02. 타요 세대의 등장

'꼬마버스 타요 세대'가 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긴다.

[쌓는 아이] 상상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꼬마버스 타요에 운전자가 없다
꼬마버스 타요(출처:아이코닉스)

서울 시내 도로를 

지나는 버스에서 꼬마버스 타요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밋밋했던 버스 전면에 타요의 눈동자가 그려지는 순간 귀염둥이 시내버스로 바뀌었다. 우연히 지나다 마주치면 웃음부터 지어진다. 실제로 딸아이와 TV 앞에 앉아 뽀로로 채널에서 꼬마버스 타요를 보게 되면 필자는 무한한 생각에 잠긴다. 참고로 뽀로로 채널에서는 뽀로로와 타요의 제작/배급사가 같아 함께 방영한다. 


아무튼 

재미있게 보는 딸아이와 달리 필자가 무한한 생각에 잠기는 이유는 자율주행의 미래가 고스란히 애니메이션 속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이유가 운전자가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버스라는 점에서 5단계 완전 자율주행 성능을 지녔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범 적용되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매일 같은 길만 왕복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운행이 되기 때문에 탄소배출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석연료 대신 안전하고, 청정한 전기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실제로 필자가 더욱 놀란 점은 꼬마버스 말고도 자율주행 성능을 가진 다른 캐릭터들 때문이다. 특히 꼼꼼하고 침착한 꼬마 택시 ‘누리’와 시내를 순찰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꼼꼼한 성격의 경찰차 ‘패트’, 교통 법규를 잘 지키고 부지런한 꼬마 트럭 ‘토니’ 그리고 땅을 평평하게 만드는 힘세고 강한 불도저 ‘빌리’가 그렇다. 꼬마 택시 ‘누리’의 경우, 미국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행 중인 ‘웨이모’가 여기에 해당하고, 경찰차 ‘패트’의 경우, 미국과 중국에서 얼굴인식 카메라가 장착된 자율주행 경찰차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꼬마버스 타요 '누리', '패트', '토니', '빌리'(출처:아이코닉스)

쉽게 말해 

스스로 순찰하다가 수시로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해 수배 중인 용의자나 차량은 없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꼬마 트럭 ‘토니’의 경우, 무인 공장에서 분류된 택배물을 무인 트럭에 실어 나르고, 다시 무인 매장에 진열하고자 하는 계획을 실행 중인 중국의 징둥 닷컴(JD.com)이 여기에 해당한다. 불도저 ‘빌리’의 경우, 원격으로 조정해 위험한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율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여기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미국 현장에 있는 불도저를 한국에서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다. 여러 대의 카메라에서 실시간으로 촬영되는 영상을 보며 조정할 수도 있고,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고 360도 실시간 촬영되는 영상을 보며 조정할 수도 있다. 5G의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가장 주목할 부분은 

다름 아님 ‘버츄얼 아이즈 Virtual Eyes’라고 불리는 눈동자다. 앞서 언급한 꼬마버스 타요의 눈동자가 그려진 시내버스의 모습이라 생각하면 된다. 차이가 있다면, ‘버츄얼 아이즈’는 지나가는 사람과 눈 맞춤을 할 수 있다는 점이고, 시내버스에 그려진 타요의 눈은 그냥 그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자동차 제조사 재규어 랜드로버 사는 자율주행차 전면에 움직이는 눈동자를 크게 달았다. 단순히 귀여움을 어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차에 대한 행인들의 거부감과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차 앞에 행인이 지나거나 사물이 나타나면, 자율주행차는 순식간에 이를 파악해 차량의 이동을 멈출 수 있다. 그런데 이 상황을 마주한 행인은 운전석에 운전자가 없다는 점을 알아차린 순간 사고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에 ‘버츄얼 아이즈’를 통해 행인에게 ‘내가 지금 당신을 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를 알려주는 셈이다. 

재규어 '버츄얼 아이즈'(출처:재규어 영상 캡처)

그런 측면에서 

매회 새로운 스토리가 전개되는 꼬마버스 타요를 보다 보면, 운전석에 운전자는 사라졌지만 버스들을 돌봐 주는 쾌활하고 상냥한 정비사 ‘하나’ 누나와 같은 일자리는 늘어날 것이고, 동시에 세차 서비스와 다음에 예약된 고객을 위한 맞춤식 의상·식사·간식·캠핑·메이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자율주행 관련 일자리가 생겨날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판타지와 공상과학


현재, 

테슬라 대표이자 스페이스엑스의 CEO, 솔라시티 회장, 오픈 AI 공동 회장, 뉴럴 링크 회장이면서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널리 알려진 일론 머스크의 경우, 어린 시절 하루 10시간씩 독서를 할 만큼 책벌레였다고 한다. 특히 판타지나 공상과학 소설에 심취했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반지의 제왕’ 책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의 성향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해도 부정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판타지나 공상과학 관련 영화, 만화책의 영향을 받은 관련 분야의 박사들과 전문가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필자의 억지가 많이 가미된 주장을 하자면, 

꼬마버스 타요를 보고 자란 세대가 한국의 자율주행 시대의 주축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물론 그들에게 구글, 우버, 테슬라 식 자율주행 스토리를 들려줘야 할 것이고, 중국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2위 기업 징둥 닷컴(JD.com)의 자율주행 또는 무인 물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그들을 일명 ‘타요 세대’라고 명명한다. 


일단 타요 세대는 

아날로그보다 스마트가 익숙한 세대인 동시에 TV 보다 스마트폰으로 꼬마버스 타요를 더 많이 시청한 세대다. 그렇다고 꼭 꼬마버스 타요만 시청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자율주행에 대한 이해력이 웬만한 어른들 보다 빠를 것이라는 기대는 하게 된다. 또한 이들 세대가 성장하면서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도 전에 공유 차량 서비스를 먼저 경험하게 될 것이고, 스스로 운행하는 차 안에서 새로운 놀 거리와 먹거리를 시도하고, 경험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창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쉽게 말해, 자율주행차 안에서 자율주행과 관련한 스타트업 제안서가 작성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고, 아는 만큼 활용할 수 있는 가치도 커진다. 주위를 둘러보면 스마트폰 대신 폴더 형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용자 대부분은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 이는 곧 데이터 사용자와 비사용자,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주자 정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들의 삶을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훨씬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고 불평불만도 줄일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은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스마트 환경에 최적화된 세대가 스마트하게 생활하고, 일자리와 업무효율에 있어서도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타요 세대의 등장은 

정보와 기술의 결합을 의미하는 IT와 다시 통신과 기술의 결합으로 이어지는 ICT시대에 어울리는 인재상과는 완전히 다르다. 지식의 빠른 검색과 연결 그리고 전달의 개념에서 새로운 문화의 발견과 연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5천만 국민의 문화와 30억 온라인 거주자의 문화의 발견과 연결인 셈이다. 


미래 기술은 책상 위 PC/노트북에서 주머니 속 아이폰 그리고 이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와 바퀴 달린 모든 것들로 향하고 있다. 기술은 창의력이 아닌 무한한 상상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그리고 그 상상력의 주인공이 지금 우리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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