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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4. 2020

05. 창의력은 장사꾼들의 거짓말이다.

장사꾼의 거짓말은 마케팅, 기업가의 거짓말은 기술로써 완성된다.

[쌓는 아이] 상상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창의력은 장사꾼들의 거짓말이다.


상상력과 창의력


솔직히 상상력은 알겠는데, 창의력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상상력은 아이들에게 필요하고, 창의력은 사회생활에 필요하다 정도다. 사전에 정의된 창의력과 상상력은 이렇다.


[창의력]

명사: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능력.

[상상력]

명사: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


사전적 의미만 살펴봐도 어렵다.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능력과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힘은 도대체 무엇일까? 뽀로로를 예로 들어보자. 뽀로로의 탄생은 상상력일까, 창의력일까? 세상에 없던 뽀로로라는 캐릭터를 새롭게 생각해 냈다는 기준에서 보면, 창의력인데, 실제로 마주친 적 없는 캐릭터를 마음속으로 그려보고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재현했다는 기준에서 보면, 상상력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뽀로로의 탄생이 상상력이라고 말한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 역시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1화, 2화, 3화로 이어지는 각각의 스토리는 창의력일까? 상상력일까? 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울 것이다. 


생각해보면 

현실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모든 것에 대한 생각은 상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슈퍼맨처럼 파란 팬츠에 빨간 팬티, 빨간 망토 하나 걸치고 하늘을 날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슈퍼맨인 아닌 아이언맨으로 캐릭터를 바꾸면, 상상력으로만 여겨왔던 일이 현실에서 연구되고, 시도되면서 불가능한 상상에서 가능한 창의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는 커서 아이언맨이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헛웃음을 짓는 어른이라면, 상상력과 창의력 모두 부족한 어른이 돼버렸다. 


그렇다. 

따져보면, 현실 불가능한 일들이 상상력에서 비롯되는데, 미래에 이 같은 상상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면, 상상력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필자는 바로 이 점에 주목하고 싶다. 왜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걸까?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하고 싶다. 첫 번째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아이언맨을 보여주고, 현실에서 손과 발에 착용할 수 있는 소형 로켓을 눈 앞에서 실험으로 보여준다고 가정해보자. 아이언맨 영화를 관람한 사람이라면, 현장에서 투자자로 바뀔 수 있다. 캐릭터가 가진 상상력과 스토리가 가진 창의력이 미래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돈이 몰리면 상상력도 창의력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접근은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꾸준한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게 상상이고, 생각인데, 이를 위해 별도의 비용까지 들여가며 학습한다. 아인슈타인, 스티브 잡스, 에디슨까지 거론하면서 그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한다. 그들의 수단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학습해서 상상력과 창의력이 얼마큼 성장했는지 가시적인 성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창의력은 장사꾼들의 거짓말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상상력과 창의력은 무한하다는 사실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비용을 들여가며 학습하려 하는 걸까? 필자의 상상력에 의하면, 장사꾼들의 거짓말에 담긴 상상력과 창의력 때문이다. 흰색 도화지에 색연필과 크래용, 물감이 주어지면, 상상력이라 포장하고, 여기에 병뚜껑과 잡지책, 신문에서 가위로 오린 글자, 그림, 걸어도 다 주운 나뭇잎까지 붙이면 창의력이라 포장한다. 과연 이 같은 학습이 CES2019 행사에서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은 롤러블 TV 개발과정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의문이다. 


어쩌면 세상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스킬을 상상력과 창의력이라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거짓말을 더 원하고 있는지 모른다. 합법적인 거짓말을 위해서는 창의력도 요구되고, 상상력도 요구되고, 비즈니스 마인드로 요구되고, 적극적인 실천력도 요구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렘브란트와 빈센트 반 고흐의 화풍을 학습하고, 새로운 음악과 글까지 창조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새로운 그림, 새로운 음악, 새로운 글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이 같은 인공지능은 다양한 소재를 제공하는 파트너 역할을 하고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마저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창의력을 장사꾼들의 거짓말로 생각한다면, 장사꾼들이 생각하는 창의력 대신 거짓말에 집중하길 바란다. 물론 합법적인 거짓말이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 대부분은 거짓말했을 때 크게 혼이 난다. 그게 거짓말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것도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이고, 그에 대해 옳은 방향으로 선도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다. 나쁜 성적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시험을 잘 치렀다고 말하는 아들에게 아빠는 왜 거짓말을 했냐며 크게 혼을 내지만, 정작 아들은 그 사실을 미리 말하면 아빠가 그때부터 슬퍼했을 거라고 하면서 아빠가 슬퍼지는 게 싫었다고 얘기한다. 거짓말 속에 창의력, 상상력, 감정 그리고 따뜻한 정(情)까지 내포되어 있다. 인간의 감정을 인공지능이 어느 정도까지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어쩌면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포장된 인공지능이 인간의 거짓말 빅데이터를 학습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장사꾼의 거짓말은 

마케팅에서 완성되고, 기업가의 거짓말은 기술로써 완성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장사꾼의 거짓말과 기업가의 거짓말을 모두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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