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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Feb 20. 2020

스벅에서 향수는 반칙이다.

03. 스벅 찾는 사람들

커피 대신 진한 향수가 스친다. 

이제 갓 어른이 된 듯 치장한 여성 버쿤 세 명이

유리 칸막이 너머에 앉았다.


* 버쿤: 스벅을 자주 찾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


달큼한 딸기 라떼 두 잔과 머그에 담긴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잔.

버쿤의 향수는 칸막이 너머까지 전해온다. 

담배를 덮기 위해 향수를 뿌린 걸까, 

애꿎은 커피까지 덮어 버렸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딸기 라떼를 닮은 듯

진한 딸기 색을 띤다.

테이블에 놓인 스마트폰은 액정 화면이 바닥을 향하고, 

뒤에는 강다니엘 사진이 위풍당당 자리하고 있다.

이를 본 버쿤은 표백하지 않은 천연 펄프 냅킨으로

투명 케이스를 닦는다.

꼼꼼하게도 닦는다. 


커피 한 모금에 스마트폰 한 모금.

다시 강다니엘 한 모금에 수다 한 모금.

그렇게 세 번 반복 후 잠시 소강상태가 이어진다.


그때쯤 유리 칸막이 너머로

잘생긴 강다니엘 사진이 자꾸만 노려본다. 

향수에 취한 걸까? 

딸기의 달큼함에 취한 걸까?

아님, 다니엘의 잘생김에 내가 취한 걸까?

무언가에 취한 듯 혹은 지친 듯 자꾸만 노려본다. 


커피에게도 향수는 버거운 상대인 걸까?

스벅에 방문한 다니엘에게

돌체 콜드 브루 한 잔을 건네주고 싶어 진다.


스벅에서 향수는 반칙이다.



[스벅 찾는 사람들]

'스벅에서 향수는 반칙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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