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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Feb 19. 2020

'버쿤' 스벅 도서관 출첵

02. 스벅 찾는 사람들

노트북을 켠다. 

예쁜 노트북 케이스가 씌워져 있다.

귀에는 에어 팟이 꽂혀있고, 

테이블에는 스마트폰과 노트, 책 한 권이 자리하고 있다.

마우스 따윈 없다. 

터치패드가 모든 걸 대신한다. 


그렇게 2시간이 지나고, 3시간이 지난다. 

매일 그렇게 스벅 매장에 출석한다. 

매장 직원은 출석 부르듯 버쿤의 닉네임을 부르며

주문한 음료가 나왔음을 알린다.


* 버쿤: 스벅을 자주 찾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


그러다 톡이 오면 답장을 하고, 

다음 톡이 올 때까지 시선은 다시 노트북을 향한다. 


기둥 옆에 자리한 버쿤은 토플 공부를 하고, 

원형 테이블 소파에 자리한 버쿤은 파워포인트 작업을 하고, 

창가 원목 테이블에 자리한 버쿤은 유튜브에 집중한다. 


버쿤 가까이에는 항상

스벅 로고가 새겨진 텀블러가 놓여있다.

주문한 음료와 함께 에코 별이 쌓인다.


그러고 보니 로고 속 여인(세이렌)의 모습과 

공부하는 여성 버쿤의 모습이 묘하게 교차한다.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한 세이렌과

운동화에 레깅스를 입은 여성 버쿤의 모습만 다를 뿐

로고의 이미지가 비슷하게만 느껴진다. 


공부하는 버쿤에게

정해진 등교시간은 없다.

하교시간도 없다.


공부하는 버쿤들에게 

할당된 과제물도 발표 수업도 없다.


왠지, 스타벅스 도서관은 그래야 할 것만 같다.



[스벅 찾는 사람들]

''버쿤' 스벅 도서관 출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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