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밀린신문 Feb 21. 2020

떠먹이 버쿤 커플!

04. 스벅 찾는 사람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버쿤 커플이

앞자리에 앉아 그린티 프라푸치노를 마신다.

아니 정확히는 떠 먹힌다. 


* 버쿤: 스벅을 자주 찾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


남성 버쿤은 떠먹여 주고,

여성 버쿤은 양팔로 기대어 받아먹는다. 

썩을..


남성 버쿤은 한번 떠먹여 주고 나면,

여성 버쿤의 머리를 뒤로 쓸어 넘겨준다.

여성 버쿤은 양팔로 기대어

쓸어 넘긴 머리를 반긴다. 

썩을..


다시 남성 버쿤은 떠먹여 주고,

이번엔 지긋이 눈을 마주친다.

여성 버쿤은 또 한 번 양팔로 기대어 받아먹는다. 

쳇..


남성 버쿤은 또 한 번 떠먹여 주더니

이번엔 여성 버쿤의 왼팔을 주무르며 쓰다듬는다.

여성 버쿤은 양팔로 기대어 받아먹는다. 

쳇..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한참을 마주하더니

새끼손가락 걸고 뭔가를 약속하는 모양새다. 

흠~


여성 버쿤은 남성 버쿤의 음료에 빨대를 꽂더니

머리를 맛 대어 함께 마신다. 


남성 버쿤에게 의자 등받이는 필요 없어 보인다.

테이블에 얼마나 바짝 붙었는지 남성 버쿤의 뱃살이 보이지 않는다.

남성 버쿤은 다시 여성 버쿤의 머리를 쓸어 넘긴다. 

흥~


둘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이기는 한데

노트북 넘어 그들의 모습이 자꾸 신경 쓰인다.

아니 거슬린다. 

썩을 것들..


그린티 프라푸치노가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가겠지?

곧 가겠지?


괜히 텀블러에 빨대 꽂고 떠먹어본다.

아이스 바닐라 라떼가 담겨있는데도 말이다.


나 역시 떠먹이 커플이었을 때가 있었는데..

쯧쯧~



[스벅 찾는 사람들]

'떠먹이 버쿤 커플' 중에서





작가의 이전글 스벅에서 향수는 반칙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