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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Feb 25. 2020

스벅에 떠먹이 버쿤이 가득했으면..

05. 스벅 찾는 사람들

역시나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버쿤 커플이

앞 테이블에 앉았다. 


* 버쿤: 스벅을 자주 찾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


며칠 전 떠먹이 버쿤 커플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떠먹이 커플은 의자 등받이가 필요 없을 정도로

테이블에 가까이 붙어 속삭였다면, 

지금 커플은 둘 다 의자 등받이에 바짝 붙어있다.


떠먹여 커플은

맛있는 카푸치노 두 잔을 주문하고 떠먹여 줬다면, 

지금 커플은 아메리카노 한잔이다.


그것도 자꾸만 눈물을 흘리는 여성 버쿤 혼자 마신다. 

여성 버쿤은 스벅 냅킨으로 눈물을 한번 닦고,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신다. 

누가 봐도 남성 버쿤의 이별통보다.


귀걸이를 한 남성 버쿤은 1시간 동안 무표정이다.

빨리 이별통보를 받아주었으면 하는 눈치다. 


우연의 일치일까?

떠먹이 커플이 앉았던 테이블에 또 다른 커플이 앉았다. 


사이가 좋아 보인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 조각 케이크를 떠먹여 준다. 


반면, 이별통보 커플은 여전히 말이 없다. 

남자는 죄인인양 두 손을 고이 모으고

 바닥만 쳐다본다. 


시끄럽게 떠드는 커플의 수다보다

조용히 속삭이듯 주고받는 이별 커플의 따지듯 오고 가는

"오빠가... 오빠가.." 얘기가 더 신경 쓰이듯 들린다. 


이런 나를 '스벅 커플 스토커'로 오해할 수도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성 버쿤은 계속 눈물을 닦는다. 

냅킨으로 닦으면, 까칠할 텐데..

이내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왜 하필 스벅에서

이별을 통보해서는 저 고생인가?


하긴 옆 매장 KFC나 세븐일레븐에서 이별 통보하기에는

좀 그렇다.


시원한 '슈 크림 라떼'를 선물하고 싶은 커플이다.

서로 생크림을 떠먹여 주면 다시 좋아지려나..


스벅에서는

떠먹이 커플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스벅 찾는 사람들]

'스벅에 떠먹이 버쿤이 가득했으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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