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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Feb 27. 2020

버쿤은 그런 사람이다.

06. 스벅 찾는 사람들

진한 브라운 컬러의 가죽과

금색으로 도금된 손잡이 고리,

MCM로고가 정 가운데 박힌 가방이 눈에 띈다.

그 뒤로 호피무늬 머플러가 의자가 걸쳐있다.


* 버쿤: 스벅을 자주 찾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


가벼운 코트에

머리를 깔끔하게 쓸어 넘겨 묶은 여성 버쿤은

따끈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운동화에 레깅스,

군용 색 거미줄 무늬가 새겨진 재킷을 입은 여성 버쿤은

아이스 라떼를 마신다.


아이스 라떼 버쿤은 말이 많다.

무지 많다.

군용 색 재킷을 입어서 그런가,

K2 소총보다 빠른 연타발 수다력을 지녔다.


반면, 아메리카노 버쿤은 듣는다.

아주 잘 듣는다.

리액션이 좋다.


테이블 가운데에 놓인 호두 당근 케이크가

연타발 수다력에서 튄 파편에 상처를 입어

더 촉촉해 보인다.


뚜껑 없는 아메리카노는 점점 식어가고,

수다력은 50분 넘게 이어진다.


아이스 라떼의 양은 줄지 않았다.

아메리카노의 양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상처 입은 케이크는 아메리카노 버쿤 방향으로만 상처를 입었고,

계속해서 전투 중인 아이스 라떼 버쿤 쪽의 케이크는

상처를 입지 않았다.


말 잘하는 사람과 잘 듣는 사람

스벅에게 잘 듣는 사람은

스벅 메뉴를 잘 소비해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다.


버쿤은 그런 사람이다.



[스벅 찾는 사람들]

'버쿤은 그런 사람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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