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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6. 2020

04. 자가 마인드 필터링

카·페·인 우울증 진단과 처방(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쌓는 아이] 대안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해 보여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해 보여


“좋아요, 최고예요, 웃겨요, 멋져요, 슬퍼요, 화나요”


당신의 반응은

 늘 6가지 감정으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부족한 감정은 짧은 댓글로 표현된다. 그들은 상황을 알리고, 당신은 반응을 보내고, 그들은 다시 당신의 감정과 반응을 확인한다. 상황을 알리는 이들보다 반응을 보내는 이들이 더 많고, 댓글을 남기는 이들보다 ‘좋아요’ 반응을 표현하는 이들이 더 많다.


“부럽다. 솔직히 부럽다. 나도 거기에 있었으면 좋겠다.”


이 같은 감정이

하루, 이틀 지속되면, 부러움을 넘어 소외감마저 들게 하고, 이후 심해지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상대적 박탈감마저 들게 된다. 다시 말해, 나만 빼고 다들 행복해 보이고, 즐거워 보이는 것이다. 카·페·인 우울증’은 그래서 생겨난 말이다.


평범해 보이는

음식도 그들이 먹으며 찍으면 더 맛있어 보이고, 빨갛게 익은 대게 사진과 방어회 사진은 더 특별해 보이기까지 한다. 밸런타인데이에 올라온 뮤지컬 티켓에는 VIP 좌석 명시보다 두 장의 티켓이 솔로에겐 특별해 보이고, 하얀 피부, 늘씬한 몸매 자랑하며 귀여운 표정으로 포장하려 하는 그녀들의 사진 한 장에 다이어트 결심과 동시에 부러움 한가득 안고 ‘멋져요’ 감정에 한 표를 던진다.


괜히 한번

인스타그램 스크롤하고, 괜히 한번 쇼핑 앱 훑어보고, 괜히 한번 실시간 검색어 살펴보고, 괜히 한번 주변인들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


“뭐해?”

그런 주변인들의 반응은 더욱 놀랍다.


“그냥 있어”

“일하지, 뭐”

그런 그들만 빼고, 다들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필자만 아는 것일까?


부정 가득 실시간 검색어


음주운전에

적발된 국회의원, 도박 협의로 입건된 유명 연예인, 말실수 한 번에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말꼬리 기사와 댓글, 이혼한 유명인과 결별한 연예인, 미투(Me Too) 의혹에 휩싸인 유명인과 힘 투(Him Too)를 주장하는 유명인, 갑질과 을의 반란, 학교폭력에 자살하는 학생들, 미취업자와 부정 취업자, 자꾸만 어려워지는 경제 그리고 기득권자들의 싸움구경까지 온통 부정적이거나 우울하거나 삭막한 검색어만 실시간 검색에 가득하다.


괜히 한번

실시간 검색어 살펴보고 나면, 새로운 얘깃거리가 탄생하고, 부러움과 소외감, 상대적 박탈감은 부정적이고, 우울하고, 삭막한 검색에 잠시 묻혀버리고 만다.  


부러움 가득한

게시물에는 감정표현이 가득하고, 부정하고 우울함 가득한 게시물에는 비난·비판·악성 댓글이 가득하다. 이 같은 감정마저도 다시 카카오페이지에 공유되고, 페이스북으로 공유되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재가공되어 공유되어 실시간으로 퍼져나간다. 카·페·인 우울증’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자가 마인드 필터링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말한다.

밤늦게 SNS를 하는 것보다 낮시간에 하는 게 수면에 영향을 덜 미치고, 우울한 감정도 덜 수 있다고. 또한 댓글을 보지 말고, SNS를 대신할 즐거운 취미를 찾으라고 권한다. 혹시 카·페·인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면 필자의 조언도 고려해주었으면 한다.


크게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는

주변인들의 게시물이 노출되는 비중보다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게시물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우울증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게시물을 자주 올리는 회원과의 팔로우를 취소하거나 30일간 숨기는 기능을 적용한다. 반대로 자신의 관심사와 기분이 좋아지는 게시물을 자주 올리는 회원을 팔로우한다. 단, 관심사와 기분이 좋아지는 게시물 대부분은 마케팅·홍보를 위한 언론·미디어·기업 회원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괜히 한번 스크롤하거나 훑어보는 습관을 고치는 것도 좋지만, 그 습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생각된다.


두 번째

대안은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어보는 것이다. 남의 게시물 보며, 괜한 감정표현하지 말고, 그들의 감정표현을 직접 받아보면 된다. 그들 만큼의 부러운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평범한 생활에서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 노하우를 잘 알고 있을 뿐이고, 그들 스스로가 뭘 좋아하고, 어떨 때 행복하고, 즐거운지 당신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을 뿐이다. 가장 확실한 차이는 그들 대부분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는 점이다.


삶에 대한

자신감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는 얘길 해주고 싶다. 우울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자꾸만 우울한 게시물에 관심을 표하게 되고, 부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게시물에 더 부정적인 반응을 표현하는 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그런 그들의 마인드를 가려내는 ‘자가 마인드 필터링’이 필요하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필자 역시 모든 게시물을 마인드 필터링하면서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필터를 갈아주는 노력도 하고 있다.


매일매일 글, 그림, 사진, 동영상, 실시간 영상과 같은 엄청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기술적 필터링도 중요하겠지만, 스스로를 위한 필터링 기술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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