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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6. 2020

05. 틀림과 다름의 구분이 먼저다.

틀리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적어 대안을 제시하라.

[쌓는 아이] 대안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틀림과 다름
틀림+다름=다양


‘우유에 밥을 말아 먹고, 요쿠르트에 밥을 말아 먹는다.’

‘콩국수에 소금 대신 설탕을 넣고, 설렁탕에 소금 대신 설탕을 넣는다.’

‘피자로 해장을 하고, 짜장 라면으로 해장을 한다.’

‘꿈틀 젤리로 튀김을 하고, 꿈틀대는 애벌레로 튀김을 한다.’


얘기만 들어도 

거북스럽다. 이상하거나 미쳤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소주에 밥 말아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필자가 천태만상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천 가지 모습과 만 가지 형상’이라는 뜻을 가진 이 사자성어는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속 뜻이 가득 담겨있다. 이상하거나 미쳤다는 반응을 보이는 대다수에게 그들은 틀린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로 비춰질 것이다. 


반대로 

그들만의 톡특한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틀린 삶이 아닌 다양한 삶의 방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 결국 이 둘을 모두 합치면,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형상을 보이게 된다. 


학교에서는 

‘왕따’ 혹은 ‘이지매’로 자살 사건이 꾸준히 발생한다. 근본적인 이유는 나쁜 심성을 가지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이들이 그들과 다른 소수 자를 일방적으로 따돌리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들 대부분은 그들만의 틀림주의가 다른 부류의 다름주의를 인정하지 못하는데 있다. 이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직접적인 따돌림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속으로 생각하고 최소한의 거리만을 유지하며 회사생활을 지속한다고 한다. 실제로 지인의 사례를 언급하자면, 새로 입사한 신입 직원의 업무방식이 너무 느리고, 답답해 하소연하던 지인은 우연히 ‘DISC 성격유형’ 특강을 듣고 나서 신입 직원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으로 사람의 성향을 구분함으로써 동료 간의 소통을 원활히 하고, 조직 구성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테스트라고 볼 수 있다. 이후 해당 직원은 주도형인데 반해 신입 직원은 신중형에 해당하는 유형이었다는 것이다. 지금껏 자신의 성향을 기준으로 삼아 10년 경력에 자신의 업무 방식이 옳다고 판단해 자신과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업무방식을 틀리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후, 신입 직원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해하게 되고, 자신의 업무 방식이 더 다양해졌다고 한다. 


천재


필자는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2학년에 한글과 구구단을 익혔다. 책받침 뒷면에 있던 2단에서 9단까지의 구구단을 완창했을 때, 어머니와 누나는 남들은 이미 다 익힌걸 이제서야 익혔다며 칭찬 대신 핀잔만 주었다. 그땐 잘 외우고, 많이 외우고, 어린 나이에 외우는 친구들이 천재로 불리던 시절이다. 6살에 한글과 구구단을 익히고, 7살에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에 알파벳까지 익히면 신문1면에 등장할 만큼의 고급인재로 등극했다. 그야말로 천재와 둔재를 나누는 기준은 


‘저 나이에 저게 가능해?’

‘저 나이에 저것도 못해?’

이 두 가지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천재의 기준은 달라졌다. 모두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도전해 그들의 틀림이 틀렸다고 증명해내는 이들이 그야말로 천재로 비춰진다. 대표적인 예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애니콜 휴대폰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많은 기능들이 아이폰에선 사라졌다. 한국에 들어와도 성공하기 힘들다고 했고,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도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이폰을 처음 접한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가장 먼저 언급하는 불편함은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두 번째가 자판이 없다는 점이었고, 세 번째가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통화 목록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결과적으로 애플은 세계 1위 기업이 되었고, 스티브 잡스는 천재와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된다. 기술로써 틀림의 틀림을 증명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로의 진입을 알리는 대표성을 지녔다.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그렇고, 하늘을 나는 택시가 그렇고, 사람 없는 매장이 그렇고, 건물 없이 숙박사업이 가능하고, 자동차 없이 자동차 사업이 가능하며 광고 없이 검색만으로 업계를 평정하고, 모두가 사양산업으로 여기는 의류업계에서 세계 최고 부자가 탄생하는 모든 것들이 그렇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우유와 요쿠르트, 소주에 밥을 말아먹고, 설렁탕에 소금 대신 설탕을 넣고, 피자로 해장하고, 젤리로 튀김을 만드는 행동을 틀리다고 봐야 할까? 다르다고 봐야 할까? 중요한 것은 틀리다고 판단했을 때 선택의 폭은 좁아지고, 다르다고 판단했을 때 선택의 폭은 상상 이상으로 넓어진다는 사실이다. 짬짜면(짜장면+짬뽕)의 방식을 이해하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의 탄생이 놀랍지 않을 것이고, 바퀴 달린 아이폰의 상상을 이해하면 자율주행 차의 실체가 놀랍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틀림과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그 전제조건으로 부모의 틀림과 다름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가 우선 따라야 한다. 그 시작은 아내 보다 술을 사랑하는 남편에 대한 구박 혹은 잔소리의 변화이고, 남편끼니 보다 아이교육을 우선하는 아내의 변화이다. 꼭 필자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틀리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적어봤으면 한다. 적었다면 가장 빈도가 높은 순으로 정리하고 이를 다름으로 바라볼 수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대안을 생각했으면 한다. 틀림과 다름을 이해하는 순간 필자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꽤 오래 걸렸지만,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그 이치를 빨리 깨달았으면 하고, 아이들에게도 꼭 이해시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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