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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린신문 Jan 11. 2020

03. 증강된 인간과 협력하는 인재를 원한다.

사계절 스마트 재킷만으로도 인간은 증강된다.

[쌓는 아이] 집중
'스펙 쌓는 아이, 콘텐츠 쌓는 아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틱톡, 페이스북, 트위치, 구글, 아마존, MS, 그리고 퀴비까지..
세상 모든 플랫폼은 콘텐츠를 원하는데 언제까지 스펙만 쌓을 것인가?
증강된 인간과 협력하는 인재를 원한다.


아버님 댁에 스마트 재킷 하나 놔드려야겠어요.


‘아버님께 명절 선물로 홍삼이 좋을까, 담배 두 보루가 좋을까?’

‘어머님을 모시고, 백화점으로 쇼핑가는 것이 좋을까, 다이소로 쇼핑가는 것이 좋을까?’

‘부모님께 명절 선물로 안마의자가 좋을까, 스마트 재킷(온도가 조절되는 의류)이 좋을까?’


홍삼과 담배 중에서는 당연히 홍삼이라 생각할 것이고, 백화점과 다이소 중에서 역시 백화점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안마의자와 스마트 재킷 중에서는 무엇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을까? 다수의 선택이 어떤 결과건 상관없다면, 스마트 재킷만큼은 깊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플렉스웜 스마트 발열 재킷(출처:플렉스웜)

앞서 언급한 질문은 

실제로 필자가 고민했던 내용들이다. 일단,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첫 번째 질문의 경우, 홍삼 선물세트와 담배 두 보루 중 어떤 선물을 했을 때 아버님의 만족도가 높을까를 고민했다. 동시에 백해무익하다고 하는 담배를 선물하는 자식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홍삼 선물세트의 경우, 기본적으로 10만 원부터 시작한다. 담배 두 보루의 가격은 9만 원. 가격으로 치면 큰 차이가 없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고, 선택은 담배 두 보루였다. 


이미 과거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명절마다 홍삼 선물을 받으셨는데, 3개월 후 생신 축하 겸 찾아뵀을 때 지난 명절에 받은 홍삼이 절반쯤 남아있었다. 왜 안 드셨냐고 물어보니 꼬박꼬박 챙겨 드시지 않고 생각날 때면 챙겨 드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꼬박꼬박 챙겨 드셔야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맛이 써서 냉장고 한편에 두면 자주 잊는다는 것이다. 사실, 매번 챙겨 먹는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종합비타민 섭취 세대라면 이해할 것이다. 


반면, 담배의 경우, 홍삼보다 더 귀하게 보관하고 계셨고, 꼬박꼬박 챙겨가며 흡연을 하고 계셨다. 담배 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면서 선물로 받은 담배의 가치를 더 높게 치셨다. 실제로 담배와 홍삼을 판매하는 KT&G 회사에는 이와 같은 사내 문구가 벽에 걸려있다고 한다.


‘담배로 해친 건강, 홍삼으로 되찾자!’

그렇다. 아마도 아버님은 홍삼과 담배를 같이 선물했기 때문에 좋아하셨는지 모른다.


두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어머님을 모시고, 백화점으로 쇼핑가는 것이 좋을까, 다이소로 쇼핑가는 것이 좋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화점 지하에 있는 다이소 매장을 선호하셨다. 그런데 백화점에 입점한 다이소 매장이 얼마나 될까? 또한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님이시라면 백화점에 방문하는 일이 드물다. 필자의 경우, 백화점보다 다이소에 함께 가서 쇼핑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가기 전에는 필요한 게 별로 없다고 하셨거늘 막상 쇼핑을 마치고 문 밖을 나설 때면 양손 가득 생활용품과 작은 사치품이 가득하다. 만족도는 아버님의 담배 두 보루와 같은 수준이다.

백화점 VS. 다이소

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부모님께 안마의자가 좋을까, 스마트 재킷이 좋을까? 필자의 주변인들에게 물어보니 대다수가 안마의자를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 필자는 앞서 스마트 재킷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의 글을 남겼다. 일단, 스마트 재킷이 무엇인지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쉽게 말하면, 재킷에 전기 배터리로 작동하는 보일러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세탁도 자유롭다. 꼭 스마트폰이 아니어도 재킷에서 온도조절이 가능하다. 


목 주변과 배, 가슴, 등, 허리 등 원하는 부위의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은 스마트폰과 같은 USB로 하면 된다. 굳이 안마의자와 비교를 하는 이유는 지금의 안마의자 가격과 스마트 재킷의 가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100만 원이 넘는다. 사실, 100만 원대에 달하는 가격이라면 안마의자가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20~30만 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지고, 배터리 사용 가능시간 역시 5시간 이상 늘어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먼저, 

스마트 재킷의 장점을 자동차의 냉난방 시스템과 빗대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여름이면 차내 에어컨을 작동하고, 겨울이면 차내 난방과 좌석 열선, 핸들 열선 등을 자주 사용하게 된다. 없을 때는 모르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얼마나 편한 기능인지 알게 되는 중독성 강한 기능들이다. 지금이야 차내 에어컨과 난방시스템이 모든 차종에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지만, 80년대 출시된 차량만 하더라도 별도의 난로와 선풍기를 차 안에 설치했었다. 그나마 옵션으로 선택했던 에어컨은 기능이 미흡해 2년이 지나면 곰팡이 냄새로 가득했다. 


관련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능은 좋아지고, 가격이 내리면서 지금은 모든 차종에 기본적으로 장착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큰 성장을 가져왔다. 더운 여름이면 집 보다 차 안이 시원했고, 겨울이면 더 따뜻했다. 또한 더 멀리 이동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차량의 냉난방 시스템이 그런 것이다.


의(衣:입는 것) 좋은 스마트 재킷


스마트 재킷의 좋은 점은 

추운 겨울이 아닌 사계절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단 추운 겨울의 경우, 두터운 패딩이나 두 겹, 세 겹의 내복을 껴입지 않아도 가벼운 옷차림만으로 외출이 용이하다. 필자가 실제로 착용해보니 매우 중독성 강한 제품이었다. 이는 마치 (조금 과장하자면) 홍삼과 담배 두 보루, 백화점, 다이소, 안마의자의 가치를 모두 지닌 제품 같았다. 외출 복장은 긴 팔 티셔츠에 스마트 재킷 하나만 걸치면 다른 패딩이나 내복 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유니클로 경량 패딩이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나 할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스마트 재킷에 털모자 혹은 귀마개 정도만 착용하면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하더라도 더 이상 외출이 꺼려지지 않았다. 되려 이렇게 추운데 왜 저렇게 춥게 입고 다니는지 의아해하며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시선이 거칠게 느껴졌다. 일일이 찾아가 스마트 재킷이니 직접 입어보라며 건네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추운 겨울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 되겠다 싶었다.


중요한 것은 

꼭 겨울에만 착용해야 할 필요가 없는 사계절 내내 착용 가능한 재킷이라는 점이다. 스마트 기능을 작동하지 않을 때는 스마트폰 충전용으로 사용이 가능했고, 스마트 밴드와 스마트 시계, 태블릿 PC 등등 재킷에 소지 가능한 스마트 기기의 충전이 가능했다. 여름이면 충전된 배터리로 냉방 기능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직은 냉난방이 동시에 가능한 재킷은 상용화할 만큼의 기술개발이 부족한 탓인지 필자가 확인한 출시된 제품은 아직 없다. 


그때 문득 

들었던 생각이 부모님의 선물용으로 매우 좋은 제품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제로 많은 노인들이 추운 겨울이면 외출을 꺼리고, 외출을 꺼리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해 근육량도 줄어들어 작은 사고에도 크게 다치는 일이 많다. 어쩌다 외출을 하더라도 세 겹의 내복을 착용하다 보니 움직임이 둔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는 등의 부작용도 생겼다는 보고도 있었다.

스마트 웨어(출처:worldclothing, nike, dezeen)

만약 

노인들에게 스마트 재킷이 정부 주도로 하나씩 제공된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 위주로 온도를 높이고, 목과 어깨 주변이 뻐근하면 목과 어깨 위주로 온도를 높여 찜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스마트 재킷이다 보니 노인들의 실시간 신체 정보도 제공받아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산업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증강로봇으로 인해 생산성이 높아진 것처럼 스마트 재킷의 효과 역시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한 사람의 기준이 스마트 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 생겨난 말이지만, 이제는 스마트한 기능을 가진 제품을 잘 활용하는 사람을 가리켜 스마트 한 사람으로 명명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 재킷만으로도 인간의 능력은 증강될 수 있다. 증강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는 이미 유니클로의 히트텍 내복 착용만으로 충분히 가능성을 보았다고 생각된다. 웨어러블이라고 일컫는 이 같은 기술이 우리네 생활 깊숙이 보편화된다면, 세대를 아우르며 협력하는 인간만의 능력 또한 증강될 것이다.


결국, 

세상은 증강된 인간과 협력하는 인재를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이다. 협력과 관련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미리미리 기획하는 지혜를 발휘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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