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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은 Sep 09. 2021



그는 먹는 방식으로 감정을 소화(消化)한다


고독은 씹는다

분노는 삼킨다

슬픔은 삭인다


기쁨은 마신다

희망은 들이마신다


사랑은 빨아들인다


뼈를 깎는 고통을

다시 뼈와 살로 만든다


살맛이 난다


먹으면서도 온통 먹을 생각뿐이다

감정의 소화(消火) 때문에 늘 헛헛하다


달아도 써도 삼킨다

달콤하면서 쌉싸래해도

절대 뱉지는 않는다


그는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시사사』 2021년 여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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