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폭염에도 바람은 분다

by 미리네

계속된 폭염에 밖에 나가기가 힘들었는데 점심을 먹고 사무실 밖에 나오니 시원한 바람이 꽤 많이 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원한 바람을 쐤다.


사람들과 부대낀다는 것이... 나이 40대가 되고 나서는 내가 변했다. 나이 탓인가 아님 휴직하는 동안 더 이상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뭔가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화가 많이 나고 나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바로 톡 쏘아붙인다. 처음에는 원래 안 그러던 사람이 그래서 내 마음이 불편했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했을 일들이다. 그냥 듣고 가만히 있거나 그냥 웃어넘기고 집에 가서 남편과 씩씩대며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하여 그 사람 욕을 하거나 그땐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열을 올리는 게 다반사였다.


오늘 오전에도 어김없이 내 생각과는 다른 일들이 일어났다. 난 나의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나면 그것에 대한 화가 굉장히 많이 난다. 그걸 주체하지 못하고 억제하기도 힘들다.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은 채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오전에도 내 일도 아닌데 별것도 아닌 일로 혼자 화를 내게 됐다. 이것도 혼자 화를 내는 것이다. 정작 담당자인당사자는 아무렇지 않은데 나만 괜히 씩씩 거리고 있었다. 화가 난 게 당일날에 준비해야 될 것을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팀에 떠맡기는 것에 화가 났다. 내가 화가 난 게 당사자인 팀장님이 알게 된 거 같아서 마음이 좀 불편했다. 어쨌든 어느 곳에서나 있는 듯 없는 듯 생활하는 게 나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일 수 없으니까 적도 만들고 내 목소리도 내고 사는 게 나를 위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이다.

사회생활에 답은 없는 것 같다. 난 항상 내 목소리 내지 못하고 "네", "네" 하면서 살았다. 이게 서로 불편하지 않고 내가 참는 게 더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 정도 일을 하면서 나 자신이 아팠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하루 종일 가슴 저리게 운 적도 있었다. 이런 내가 너무 불쌍해서...


이제 더 이상은 울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나를 공격하고 나에게 상처를 줬던 사람들에게는 말이다. 너무 억울해서,,, 내가 너무 불쌍해서,,, 내가 뭐가 못나서,,,


오늘은 열대야 속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내 마음을 위로해 줄 만큼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점심시간에 혼자 있던 나에게는 친구 같았다. 밖에 벤치에 혼자 앉아 있어도 괜찮다고,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바람에 조금 더 쉬어 가라고,,,

작가의 이전글애쓰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