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이후로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오랜만에 갔다. 수영을 한다는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바닷가로 향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지만 제법 차가운 물과 튜브에 몸을 맡긴 채 물결을 따라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
한 시간을 놀다 보니 배가 출출하였다. 내가 싸 온 유부초밥과 엄마가 싸 온 김밥을 먹고,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 와서 함께 먹었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데 우린 돈을 아끼기 위해서 파라솔 대신 큰 우산 두 개를 펴고 그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는 동안 너무 뜨거운 나머지 먹자마자 다시 물에 뛰어들었다.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엉덩이를 모래에 대고 물이 조금씩 조금씩 밀려오는 걸 보며, 물멍을 하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시 튜브를 타고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가다 보면 발이 닿지 않는 구간이 생기는데 여긴 조금 무서웠다.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는 공포감에 튜브에 모든 걸 맡긴 채 열심히 팔을 저어 빠져나왔다.
조카는 물놀이를 굉장히 좋아한다. 해수욕장에 온 것도 처음이었고, 튜브를 타고 물장구를 굉장히 잘 친다. 첨벙첨벙 너무 귀엽다. "진짜 재미있다." 하는 게 잘 데려온 거 같아 마음이 흐뭇하였다.
3시간을 놀고 집에 돌아왔다. 샤워비도 너무 비싸서 돈을 아끼고자 옷이 조금 마른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다리가 너무 가려웠다. 반바지를 입었는데 바지 밑 다리가 온통 벌겋게 되어 굉장히 가렵고 따가웠다. 어렸을 때는 껍질도 벗겨졌었는데 어린 시절 친구들과 즐겁게 놀던 게 생각이 났다.
지금은 큰맘 먹고 가는 물놀이가 어렸을 때는 친구들과 즐겁게 가곤 했었는데 그때 그 친구들 얼굴도 생각이 나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근데 또 사무실에 나가면 그 시간을 보내며 현재에 집중하게 된다. 지금의 내가 있는 시간 현재를 중시하며 지내야겠다. 요새는 주말에 하루에 한 개씩 무언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광복절부터 금토일 하루에 한 개씩 바다를 보러 가고 해수욕장을 가고 케이블카도 오랜만에 타고 왔다. 못해봤던 거 한 개씩 주말마다 해보기로 마음먹고 나니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