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운동 중

아빠 3일차

by 오니아부지


제왕절개해 한쪽으로 장기를 밀어 아기를 꺼냈다. 걸어야 장기들이 움직이면서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한다. 아내의 친구는 수술 후 하루에 7천보를 걸었다나. 배를 열고 수술한다는 것은 평생 한번 겪기도 어려운 무서운 일일진대 아기에게 빛을 보게 하느라 엄마는 고통을 자처한다. 열심히 걷고 또 걷는다.


운동은 평소에 귀찮고 날 부끄럽게 하는 존재다. 어릴 때는 뛰어노는 게 좋고 축구, 농구, 야구 가리지 않고 직접 하는 걸 즐겼는데.. 뭘 하자니 힘이 들고 힘이 드니 안하게 되고 안하니 한번 하기가 벅차다. 테니스 한번 가기도 코트다 멀다고 번거로워하고, 아파트와 가까운 한강은 다양한 핑계로 거부한다.


우리 딸은 무슨 운동 좋아할까



엄마는 찰떡이를 건강하게 낳기 위해 임신 전에는 매일 5km씩 걷고 임신 후에는 요가를 꾸준히 했단다. 엄마가 되려면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시험대에 매일 자신을 올리더라. 이건 운동 뿐만이 아니었긴 했지만. 그리고 오늘도 걸었고 또 걸을 예정이지.


엄마가 매일 오간 망원-상수 산책로
가끔 따라가서 보는 한강의 윤슬과 바람은 아빠도 가장 좋아하는 순간
산책을 좋아한 엄마가 최고로 꼽은 한라수목원 대나무깉
걷다보면 노루를 만나


우린 늘 건강 챙기자며 인사한다. 오죽하면 프랑스는 건배가 ‘건강(Santé)'일까. 병원에 체류하는 며칠 간 오가는 많은 사람을 보며 이제 건강을 위한 일이 전부라고 느껴진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이 아픈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 없다.


에너지를 모두 모아 아기를 키우기 위해 엄마의 몸도 스스로 운동을 한다. 찰떡이 밥인 모유를 만들기 위해 아기가 나왔다는 신호를 인식한 뇌는 몸을 달구고 열을 모아 가슴으로 보낸다. 가슴은 딱딱해지고 있고 피가 돌기 시작한다. 곧 초유가 나오지 않을까 열이 나는 몸으로 엄마는 설레는 표정으로 잠들었다. 첫날같은 아드레날린을 또 느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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