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2일차
오늘은 엄마가 걸어보려고 한다. 찰떡이를 만나러 가려고 애를 쓰는 중이다. 다행히 통증은 남들만큼 심하지 않아 죽과 밥을 먹었다. 아기가 배에 있을 때 함께 요가를 열심히 해서인 것 같다는 엄마의 말. 우리 딸, 엄마랑 함께 요가해줘서 고마워.
간밤에 통증 때문이 아니라 찰떡이를 무사히 낳았다는 안도감과 행복감에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엄마는 낮에 안대를 끼고 잠을 청해보는 중이야.
병원은 삶과 죽음이 오가는 공간이란다. 현대인은 대부분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세상을 등지지. 초유를 먹이러 엄마가 들어가고 나서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도 코드 블루(심정지 환자 발생해 의료진을 호출하는 코드)가 떨어지고 뛰어가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보니 새삼 내 딸이 건강하게 태어났단 소식에 안도할 수 있어 감사하게 된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음에 겸손하자.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을 오가는데 제 업무를 다하고 있는 의료진을 보니까 군인 같이 느껴졌어. 마치 불침번을 서는 양, 나라 지키는 사람 처럼 생명을 지키는 그들. 늦잠 자려고 알람을 5분씩 연장하는 평소의 아빠가 또한번 부끄러워지기도 했고.
이제 나는 우리 딸 아빠야. 찰떡이가 있고, 찰떡이 엄마가 있어. 가족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더욱 경건하게 마음 깊이 새겨야지. 아픈 사람들을 외로이 하지 않고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을 키우고 새벽을 아끼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