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4일차
우린 오늘 태어나서 천사를 처음 봤다. 새근새근 머리를 가슴에 어깨에 기댄채 고개를 흔드는 너, 작은 몸짓으로 시선을 옮기며 호기심을 보이는 너, 트름도 처음 시켜보고 재우기도 해봤지. 얼마나 예쁘던지, 천사가 멀리 있지 않더라. 아니 멀리 있었나, 40년이나 다 돼서 봤으니까. 잉잉 울면 어쩔줄 몰라 호들갑 떠는 아빠는 천사 모시기에 아직 초보라 쉽지 않다.
분유도 먹여보고 기저귀도 어설프게 처음 갈아보고 속싸개도 돌려봤지만 투박한 손 때문인지 썩 마음에 들지 않더라. 익숙해질 때까지 열심히 해볼게. 자꾸 땀이 나긴 하는데 곧 나아지겠지.
엄마는 태어나 처음 젖몸살이 심하다. 가슴이 돌덩이가 됐다. 딱딱해져서 몹시 아프다. 마사지도 받아봤지만 열도 내리지 않고 많이 아프다. 엄마가 되는 길이 나를 희생하지 않고는 안되는 것 같아, 모유를 주고 나의 에너지를 전수한다는 게 보통일이 아닐 거라고 상상해볼 수 있을 거야.
제도로도 찰떡이는 이제 우리 딸이 됐어. 처음 출생신고를 해봤단다. 이름 한자, 주소 한줄 쓰는데도 손이 떨리는 게 이름 잘못 써서 평생 놀림거리된 옛날 사람들 이벤트가 떠오르기까지 했지. 어제 엄마와 한자 이름을 따로 병기하지 말자고 했어. 한자 뜻에 가두지 않고 우리가 한글 이름을 지은 느낌을 살리려고.
우리 딸도 세상에 나와 첫 4일을 맞이한 소감은 어때. 양수를 따뜻하게 헤엄치다가 나와서 당황스럽지? 불빛도 많고 소음도 많고 사람도 많을 거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보호할게. 사랑해! 내일 저녁에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