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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니아부지 Nov 02. 2023

불효하는 법

아빠 95일차


아빠의 엄마 아빠, 오니의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못되게 하고선 자괴감이 드네.


우리 딸에겐 나는 어떤 아빠일 수 있을까. 딸의 인생은 딸의 것이고 옆에서 늘 지원해주고 서포트해주는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런 역할이라는 게 필연적으로 어린 시절에 국한되는 것 같기도 해. 주변과 친구, 보고 듣고 느끼는 것에서 많은 영향을 받겠지?


아빠는 딸의 어떤 모습도 사랑하니까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돼보려고 하는데 마침 아빠의 엄마 아빠에겐 또 모진 말을 내뱉고 엉망을 만들어버렸네. 아빠는 나쁜 의도가 있어서 한 것들이 아니었는데 감정이 들어가다보면 서로에게 비수를 겨누게 되는 걸 피할 수 없나 보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아빠도 스스로가 안타까울 때가 있다.


가족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다른 것도 다 잘 되지 않는단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 가화만사성이라고 했겠지. 가족이란 작은 사회가 전부인 사람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그렇지 않다고 해도 일을 마치고 돌아갈 집이 편안한 곳이 돼야 하는데 가시방석이 되어버리면 다른 어떤 것에도 기운을 내기 힘들어서겠지.


훗날 아빠는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무던해질까 아니면 나를 문책하는 일을 계속하게 될까. 거칠게도 아빠는 이해를 바랄만큼 다정치 못하네.


3일만에 만난 딸은 많이 컸다. 잼잼도 하고 터미하면서 웃는 여유도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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