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낙엽이 사라지면 어쩌죠?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공항철도를 타기 위해 역까지 걸어가는 길에 작은 공원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언제부턴가 길가에 서 있는 나무들이 갈색으로 물들지 않거든요. 초록빛을 옅게 띤 채로 말라비틀어졌다고 할까요? 걱정은 거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제목을 보셨다면 눈치채셨을 거예요. 이파리가 땅에 떨어져야 낙엽인 거잖아요. 근데 그렇게 말라비틀어진 채로 가지에 매달려 있습니다. 손으로 후드득 털어주고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아파트 단지와 작은 산을 사이에 두고 차도가 나 있습니다. 그리고 양옆으로 인도도 있지요. 그래서 가끔 걷고 싶으면 그 길로 향합니다. 그 길을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예쁜 길이 이다지도 한산하다니, 하루 중 이 길을 걷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다행히 그 길은 가을이 되니 알록달록했습니다. 공원에도 햇살이 가득한데 왜 다른 걸까요.
우리는 모두 변하는 지구에 적응 중입니다. 음 어쩌면 지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변해왔고 우리 역시 아주 오래전부터 그런 지구에 적응해 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들어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 우리가 느낄 뿐이겠지요.
플라스틱을 덜 쓰겠노라 비누를 사용하고, 재활용조차 되도록 만들지 않겠다며 신중히 물건을 구매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되도록 음식은 남기지 않고, 가까운 거리는 되도록 걸어 다니고… 이제 이런 것들은 어쩐지 지구에게 도움이 되질 않는 것 같습니다. 이제 일상의 무수한 ‘되도록’은 별 소용이 없는 단계가 된 걸까요?
올겨울은 앙상한 가지에 눈이 쌓이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라봅니다. 제발 겨울이 오기 전에 나무들이 힘을 내어 이파리를 다 바닥으로 떨굴 수 있길 기도합니다. 혹 지나는 길, 미처 월동 준비를 하지 못한 나무들을 본다면 힘내라고 응원해 주세요. 그런 응원이 나무의 건강을 획기적으로 바꿀 순 없겠지만, 공원에 흐르는 잔잔한 음악, 사람들이 걷고 이야기하는 소리, 바람 소리 같은 게 모두 나무가 감지하는 환경 자극이 될 수도 있다고 해요. 그러니 우리의 기분과 관심이 나무에게도 어떤 방식으로든 닿지 않을까요? 과학이든 마음이든 말이지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