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이해할 수 있는 기다림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병원에 가기 위해 나섰는데 문자가 왔습니다. 40분 지연되고 있다고요. 늘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리며 읽을 책도 챙겼거든요. 여유 부리며 병원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천천히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접수처 앞에 서자 죄송하다는 말이 먼저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괜찮다고, 알고 있다고, 이해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자리를 잡고 가져온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지연 시간을 넘어서고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불만이 나올 만도 하지요. 그럴 때마다 늘 같은 장면을 보게 됩니다. 항의하는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왜 잘못 없는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떠안아야 하는지 안타깝기도 합니다. 잘잘못을 따지자면 결국 진료를 빡빡하게 받는 병원의 시스템일 텐데요.
드디어 제 차례가 되어 진료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아침 8시부터 쉬지 않고 (점심도 거르셨을 거예요ㅠㅠ) 달렸는데도 이렇다고 죄송하다는 말을 주치의 선생님께도 들었습니다. 얼굴도장 찍듯 그냥 빨리빨리 환자를 보냈다면 이런 일은 없겠지요. 꼼꼼하게 살피다 보니 진료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요.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저 역시 주사 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지금도 계속 고생하고 있을 겁니다. 집요하게 계속 캐물어 준 덕분에 울면서 힘들었던 얘기를 꺼낼 수 있었던 거죠.
기다림을 둘러싼 오해는 약국에서도 종종 발생합니다. 약사님이 찬찬히 설명을 잘해주는 스타일이다 보니 대기자가 많으면 진료가 지연되듯 약 처방도 지연되는 거지요. 그래서 어떨 땐 랩을 하듯 엄청난 속도로 설명합니다. 그러면 어떤 분들은 말을 너무 빨리해서 못 알아듣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지요.
기다림에도 종류가 있을 거예요. 그런데 어떤 기다림은 조금 참고 이해해야 하는 기다림도 있습니다. 세상에는 ‘나’라는 단 한 사람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이 아주 많이 존재하니까요. 각자의 시간이 모여 생긴 기다림은 때론 이해받아야만 하니까요.
그래서 좀 천천히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다급하게 세상이 흘러가는 게 어떨 땐 숨이 막힙니다. 그러니 ‘휴~’ 숨 한 번 고르고 천천히 기다려주세요. 무슨 일이든, 어떻게든 결국 다 해결되더라고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