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148화

[금] 내내 기억하고 싶은 단어 ‘물숨’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물숨’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우연히 인터뷰 영상을 보다가 알게 되었는데, 듣는 순간 숨이 멎는 느낌이 들었어요.


인터뷰 내용은 대략 이랬던 것 같아요. 물질을 하다 숨을 내쉬러 물 밖으로 나오려는데, 그때 전복 같은 게 보인데요. 그것도 엄청 크게요. 그러면 착각한다는 거죠. 아직 내게는 숨이 더 남아있다고. 그래서 결국 물숨을 쉬게 되는 거래요. 실제로 평생 해녀로 살아온 분들도 1년에 몇 분은 물숨을 쉬고 바다에서 생을 마감하신대요.

148화 잠수.png (그림 _ Google Gemini / 글 출처 _ 한겨레 신문 2015.5.31)


물숨은 결국 내 숨의 길이를 잊었을 때 찾아오는 치명적인 유혹이잖아요. 위험한 걸 알면서도, 정말 이대로 끝일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홀리듯 따라가는 그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의 일상 곳곳에도 ‘전복’은 널려 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은 과도한 업무, 상대의 기색을 살피느라 정작 내 마음은 돌보지 못하는 관계,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무리하게 속도를 내는 하루하루까지요. 우리는 가끔 이것들이 나를 삼킬 ‘물숨’인 줄도 모르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깊은 바닷속으로 자진해서 걸어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살면서 매 순간 내 숨의 길이를 인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내 숨의 길이를 잊지 않으려면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 연습이 필요할 거예요. 해녀에게 전복을 따는 기술보다 ‘자신의 숨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있는 게 중요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잠시 멈춰 서서 내 호흡을 고르는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내 마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심보다 너무 깊은 곳에 머무는 건 아닌지 살피는 그 짧은 멈춤이, 우리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할 테니까요.


혹시 지금 여러분도 감당할 수 없는 욕심이나 타인의 시선 때문에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채, 위험한 전복만을 바라보고 있지는 않나요? 오늘만큼은 내 숨의 길이를 가만히 재어보며, 너무 늦기 전에 수면 위로 올라와 나를 살리는 숨을 크게 들이마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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