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3화 [수]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분인데, 사이 숨 고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래서 40분보다 조금 더 걸리지요. 숨 고르는 시간에 뭘 하냐고요?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지, 다짐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멍~ 하니 앉아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철로에서 멀리 떨어진 벽에 바짝 붙어있는 곳에 의자가 있고 저는 거기 앉아서 숨을 고르거든요? 그렇게 앉아서 정면을 바라보면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옆모습이 보입니다. 내가 언제 이렇게 사람들의 옆모습을 바라본 적이 있었나?
옆모습이라는 게 참 독특한 존재더라고요. 보통 사람을 볼 때 얼굴 생김새를 가장 먼저 보잖아요. 근데 옆모습은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팔은 주로 한쪽만 보이고, 다리는 걷다 보니 두 쪽이 다 보입니다.
독특하다고 느낀 또 하나의 이유는 체형이 온전히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마른 사람, 통통한 사람이 정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달까요?
그러고 보니 가까운 사람들의 옆모습조차 제대로 본 적이 있었나 싶더라고요. 기껏해야 옆에 나란히 앉았을 때 말하는 옆모습을 본 정도가 다일 거예요. 문학작품 속에서도 주로 뒷모습이나 앞모습이 강조될 뿐, 옆모습이 주인공이 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조금 엉뚱한 전개지만, 갑자기 예전 출연자 한 분이 떠올랐습니다. 프로그램 첫 녹화 자리였는데, 자신의 오른쪽 옆모습이 카메라에 많이 잡힌다고 방향을 바꿔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왼쪽 미인이시라고^^; 원활한 녹화 진행을 위해, 네~ 바꿨습니다. 대거 이동이었지요. 근데 이제 와 드는 생각이지만, 그 출연자는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것을 평소에도 체크하고 있었던 거잖아요. 그때는 유난이다 싶기도 했는데, 오히려 시야가 참 넓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입체적이어서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을 너무 한 방향으로만 바라본 게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5분여 간의 멍때리는 시간이 참 쏠쏠하지요? 이렇듯 큰 깨달음을 주니까요. 만날 보는 사람이지만 옆모습은 달라 보일 수도 있잖아요. 누군가 조금 버겁게 한다면 오늘 그 사람을 다른 각도에서 한 번 바라보세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