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목]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눈사람 다들 좋아하시지요? 입김이 호호 나오는 추운 겨울에만 만날 수 있지만 어쩐지 눈사람을 보면 차갑다는 생각보다 포근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왜일까요?
그런데 우연히 전시장에서 눈사람처럼 앙증맞고 따뜻해 보이는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이름은 ‘초사람’입니다. 맞아요! 풀로 만들어서 ‘초사람’이에요.
미술관을 들어설 때만 해도 건물 밖의 ‘초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전시를 다 보고 밖으로 나와보니 미술관 건물과 길 사이 나무 앞 잔디밭에 ‘초사람’이 있지 뭐예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정말이지 맞는 말이더라고요.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눈사람도 ‘초사람’도 그리고 우리 사람들도 모두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라는 것을요. 이게 슬픈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무한하다면 그 또한 고통일 테니까요. 언젠가 사라질 유한한 존재여서 따뜻하고 아름답고 소중하고 뭐 그런 거 아닐까요.
‘초사람’처럼 보는 것만으로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소박해 보이는데 이토록 소중해 보이는 걸까요. ‘초사람’ 사진을 몇 장이나 찍어왔는지 모릅니다. 전시장 중정에도 '초사람'이 가득 있었거든요. 만약 팔았다면 사 오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초사람’이 이토록 소중해 보이는 건, 조만간 비바람에 씻겨 다시 흙으로 돌아갈 운명을 가졌기 때문일 거예요. 우리 삶도 마찬가지겠지요. 영원할 것처럼 욕심을 부리다가도, 결국 우리는 모두 ‘사라지는 존재’ 임을 깨닫는 순간 비로소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한 번 더 꼭 잡게 됩니다.
오늘 하루, 거창하고 거대한 무언가가 되려 애쓰기보다 내 곁의 누군가에게 ‘초사람’처럼 그저 무해하고 다정한 존재가 되어보면 어떨까요? 사라질 것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온기를 나누는 데 집중하는 그런 하루 말이지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