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화 [월] _ 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지난주 브런치에서 소설 <수면빚> 연재를 마쳤습니다. 그러고 났더니 또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노트북 속에 오래 묵혀 두었던 뮤지컬 대본을 꺼냈습니다. 2016년도에 쓴 거니까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브런치 이곳저곳을 찾아보았는데 뮤지컬 대본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만약 처음이라면 그것 또한 좋겠구나 싶었지요.
한편으로는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휴대전화라는 작은 화면으로 뮤지컬 대본을 읽는 게 쉽지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일단 질러 보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노트북 속 폴더에 그대로 두면 그저 글자들이 적힌 파일에 불과할 테니까요.
한때 저를 원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배웠더니 제 글이 정체 모를 ‘잡탕’이 되어버린 것 같아 괴로웠거든요. 소설의 문장, 희곡 지문, 방송의 구어체가 뒤죽박죽 뒤섞여 있었으니까요.
그런 시간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있는데 누군가 이런 말을 해 주었습니다.
“지난 시간이 다 쓸모 있을 거야.”
그 말을 듣고 나니 길고 길었던 방황의 시간이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뒤엉킨 것들이 오히려 저만의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건 앞으로 두고 볼 일이겠지만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뮤지컬 대본도 연재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프랑스 시인 랭보의 삶을 모티프로 한 뮤지컬 <압생트>예요. 그리고 선물을 받았습니다. AI를 잘 다루는 마음씨 예쁜 동생이 인물이며 배경이며, 심지어 넘버 1곡도 실제 음원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제가 쓴 가사에 멜로디가 붙고, 목소리까지 입혀진 노래였습니다.
처음 그 넘버를 들었을 때 눈물이 펑펑 났습니다. 차가운 기계가 만든 선율이었지만, 그 안에서 제 글자들의 심장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폴더 속에 박제되어 있던 파일이 비로소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이었지요. 출퇴근길에 가끔 그 넘버를 듣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세상에 공개될 날이 있겠지, 하면서요.
오늘 밤 8시부터 연재를 시작합니다. 가독성을 위해 지문과 대사의 색을 나누고 세심하게 표기해 보았는데, 읽기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날이라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도 오늘 하루 힘차게 시작하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