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내 모습이 어딘가 박제되어 있다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요즘 시대를 ‘OTT 천하’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거예요. OTT에는 없는 게 없달까요? 신규 콘텐츠도 많지만, 옛날 드라마나 영화도 엄청 많이 올라왔더라고요. 근데 어쩐지 한 번 올라간 콘텐츠는 영원히 그곳에 있을 것만 같습니다. 박제된 것처럼요!
방송 작가를 하면서 뜻하지 않게 방송을 통해 노출된 적이 있습니다. 막내 작가일 때는 실험 대상으로 출연했던 적도 있고, 방송 사고로 생방송 중에 이동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된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어딘가 자료실에 남아 있겠죠? 20년 가까이 됐으니 일정 부분은 폐기되었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흑역사니까요.
문득,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생각나서 찾아봤습니다. 연예인 출연자가 하숙집을 운영하며 산티아고를 걷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19년에 방송됐으니까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그때 산티아고를 걸었던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그 당시 자기 모습이 언제든 스트리밍할 수 있게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혹시 다시 보고 있다면 어떤 마음일까요? 어쩐지 그 사람들은 저처럼 흑역사라고 생각하기보단, 과거의 자신을 대견하게 생각할 것만 같습니다.
어딘가 남아 있을 제 모습이 싫게만 느껴졌는데, 생각이 이렇게 흘러가니 어딘가 자료실에 남아 있을 제 모습도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당신의 인생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다.” 그러니 오늘 꼭! 우리 모두 망설이지 말고, 가장 젊은 나의 모습을 박제하듯 한 번 남겨볼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