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37화

[화] 세상을 보는 초점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저는 코에 뭔가 걸치는 걸 너무 싫어합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마다 안경을 썼더니 더 빨리 노안이 찾아왔나 봅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글쎄 안경이 3개가 됐더라고요. 영화관 용도의 원거리 안경, 노트북으로 일할 때 쓰는 다초점 안경, 그리고 책 읽는 용도의 돋보기까지 안경 부자입니다.


이중 저의 신경을 가장 날카롭게 만드는 건 다초점 안경입니다. 무엇이든 정면으로 보아야 합니다. 노트북 화면의 위쪽, 아래쪽, 좌우 어딜 보든, 초점을 맞추기 위해선 고개를 돌려야 하죠. 어떻게 이렇게 계속 고개를 돌리면서 일을 하냐고! 성질을 부리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집중해서 대본을 씁니다. 고개는 알아서 계속 돌아갑니다. 다초점 안경을 쓰고 일할 때 주의해야 할 게 있습니다. 갑자기 고개를 들어 저 먼 곳을 바라보노라면 초점이 맞지 않는 물건들이 춤을 추니까요.


안경에 따라 초점이 달라지니 물건도 달라 보입니다. ‘저런 글씨가 쓰여 있었구나.’ 심지어 색이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초점 안경은 걸어오는 사람의 실루엣만 보였는데, 원거리 안경은 표정도 보입니다. 초점에 따라 보이는 게 너무 다릅니다.


문득 세상을 보는 초점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보는 초점, 동물을 보는 초점, 가족을 보는 초점, 직장 상사를 보는 초점이 다 다르겠지요. 그래서 그때마다 저는 다르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을까요? 초점을 바꾸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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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본 상식은 방송 프로그램 내용에 국한될 때가 많았습니다. 연차가 쌓이고, 맡았던 프로그램들이 다양해지면서 범위가 점점 넓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오래 남아있는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늘 수박 겉핥기식이었으니까요.


혹시 색안경을 써서 초점을 흐린 적은 없는지, 이제라도 귀찮아하지 말고, 초점을 제대로 맞추고 세상을 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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