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작박작한 오프닝 & 클로징-51화

[월] 스투키 줄기 하나가 제 곁을 떠났습니다.

by 박선향

안녕하세요, 박작박작한 아침을 여는 박작입니다.


제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먼 곳에 살던 작가 언니가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선물이라며 손바닥만 한 스투키 화분을 건넸지요. 스투키는 제가 치료를 받는 내내 옆에서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새순이 비집고 올라오더니 그냥 두면 화분이 터질 것 같아서 결국 분갈이를 했습니다. 하나였던 화분이 세 개가 되었지요. 함께 한 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그렇게 스투키가 저와 함께 잘 지내나 싶었는데, 얼마 전 사달이 났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웠잖아요. 그래서 제가 물을 평소보다 과하게 줬나 봅니다. 매월 초에 물을 주는데, 8월에 접어든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문득 책장에 놓인 화분을 봤는데, 글쎄 줄기 하나가 절반 넘게 노랗게 변해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여태껏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어서 몹시 당황했습니다. 전염될 수 있으니 얼른 뽑아야 한다더라고요. 뽑아내기 싫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한참을 검색했습니다. 시간을 끌 수록 옆에 있는 줄기가 위험해진다는 경고에 눈을 질끈 감고 쑥 뽑았습니다. 다섯 줄기가 가득 채웠던 화분이 하나가 없어졌으니 비어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새로 올라온 여린 줄기가 공간이 넓어져서 그런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오고 있습니다.


51화 사진.jpg


있는 듯 없는 듯 책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스투키 화분이 어느 날은 그렇게 위안이 될 수 없더라고요.

무엇에 상처받았는지도 모르게 힘들어하다가, 불쑥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존재랄까요.


51화 캘리.jpg


떠나간 스투키 한 줄기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저처럼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초록이 친구를 만들어보시길 바랄게요.


오늘도 박작박작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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