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장 원포인트 레스 11

참장 클럽

by 김형찬

환자들의 참장 자세를 함께 점검하다 보면

잘 되다가도 어느 날은 갑자기 처음으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어제까지는 정말 뭔가 되는 것 같았는데 오늘은 엉망이라고 하거나,

힘이 빠졌던 부위에 다시 잔뜩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무너지는 것은 좋은 흐름을 유지하는 힘이 아직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강에 얼음이, 그냥 봐서는 똑같지만 얇게 얼면 쉽게 깨지고 두껍게 얼면 쉽게 깨지지 않은 것과 같다.

어느 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그동안의 노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시지프스의 신화 - 프란즈 폰 스튀크 作

시지프스는 죽음의 신을 속인 죄로 영원히 언덕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많은 경우 바위를 밀어 올리는 행위와 신화가 주는 교훈에 집중하지만,

우리가 봐야 하는 것은 사건의 경위와 돌을 굴리는 행위가 아니라 시지프스란 한 인간의 변화일 것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 형벌 속에서 시지프스는 어떤 인간이 되어갈까...

어쩌면 우리의 삶이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다 달라 보여도

그 본질은 각자의 바위(카르마)를 쉼 없이 굴리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참장은 말 그대로 말뚝처럼 가만히 서 있는 행위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참장이란 행위가 아니라, 참장을 통해 변화하는 나의 모습일 것이다.


변화는 지속을 통해 나타나고

하루 10분은 그것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

100일을 이어가는 것은 그 변화의 출발선상에 서는 일이다.


참장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deep play 중 하나다.

이를 통해 얻는 즐거움은 말이나 글이 아니라 같이 해본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재미는 오래 지속할수록 더 깊어진다.


"去去去中知(거거거중지)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行行行裡覺(행행행리각) 행하고 행하고 행하는 속에서 깨닫게 된다."라는 말이 있다.

시지프스가 그랬을 것이고, 함께 참장을 하는 사람들 모두 그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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