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의문의 1패

만두네 한의원

by 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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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오후, 할머니가 느리게 진료실로 들어섰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속에서 나온 듯한 할머니는,

중력에 의해 잡아 당겨지는듯 허리가 굽고, 작고, 마르고, 힘이 없어 보였다.

얼굴의 굵고 가는 주름들은 지난 시간들을 말해주는 듯 했다.


"할머니,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온 몸이, 어쩌면 마음도, 아플 것 같은 할머니에게 무의미한 질문 같았지만,

힘겹게 오신 데는 이유가 있을 터였다.


귀가 어두워서 여러 번 물은 후에야 할머니는 숨을 크게 쉬며 반응을 했다.


아주 천천히 팔을 들어올리시더니, 손가락 하나를 펴셨다.


"이 손가락 마디가 아파서 왔어."


하마터면 웃을 뻔 한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침을 놓고 뜸을 뜨고 차를 한잔 내드렸다.


치료를 마치고 한의원 문을 나서시던 할머니는,

아주 천천히 뒤돌아 보시며 씩~ 웃으셨다.


뭐라 딱히 해석할 수 없는 묘한 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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