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링, 달링, 달링, darling Sean.

홀랜드 오퍼스

by 연꽃 바람

브런치에서 비틀즈의 <Hey, Jude>에 대한 글을 읽었다. 비틀즈는 오랜 기간 전 세계적인 하나의 현상이 되었던 전설이다. 특히 존 레논은 사람들 입에 오를 내릴 많은 이야기를 남긴 드라마틱한 인생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브런치에서 읽었던 글은 존 레논의 남겨진 아들 줄리안 레논과 <Valotte>에 관한 이야기였다.


https://brunch.co.kr/@yklee02/23


존 레논의 두 아들인 줄리안과 션.

존 레논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줄리안을 위해 폴 매카트니는 <Hey Jude>를 만들어 "Don't make it bad."라고 말하며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오노 요코와의 사이에서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션을 위해 존 레논은 <Beautiful Boy>를 만들어 "Have no fear. Take my hand"라고 말하며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다.


두 곡 가운데 내 마음의 노래는 <Beautiful Boy>이다. 이 노래를 [홀랜드 오퍼스]라는 영화에서 처음 들었을 때 세상에서 냉소적이었던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통곡에 가까운 울음을 터트렸다.


션의 청각장애를 이해하지도 인정하지 못했던 홀랜드는 션과 오랫동안 서먹하게 지낸다. 그러다가 학교 연주회 무대에 지휘봉을 내려놓고 서서 션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른다. 옆에 수화 통역사를 무대 아래로 내려보내고 수화로 이야기하는 홀랜드를 바라보는 아들 콜의 모습에 마음이 울컥했었다. 이때 홀랜드가 부른 노래가 <Beautiful Boy>이다. 말로 모든 사연을 줄줄 말하지 않아도 그 간의 하지 못했던 말들이 그 눈빛과 노래에 다 담겨 전해지는 것 같았다. 특히 마지막에 노래 가사를 '션'에서 '콜'로 바꿔 부를 때!


https://www.youtube.com/watch?v=j0IMASimhRo&ab_channel=dipperski


이 곡은 가사가 참 아름답다. 이 노래를 아이를 재울 때 혼자 부르다가 울기도 했다. 어떤 날은 나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이인데 아직 무서운 게 많은데 이런 나를 다독여 줄 어머니가 가까이 있지 않은 것이 서러워서 울었다. 또 어떤 날은 콜처럼 아직 세상의 소리를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할 언어도 없는 내 품에 안긴 이 아이를 내가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해서 울었다. 존 레넌이 부른 곡은 마지막에 "Goodnight Sean, I'll see you in the morning."이라는 속삭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따라 하며, 션 대신이 아이의 이름을 넣어 속삭이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비극적인 장면은 홀랜드 선생님이 밴드를 꾸려 축제의 날에 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장면이다. 아들인 콜과 아내도 그 장면을 보기 위해 거리로 나왔는데 잘못 울린 사이렌. 모두가 귀를 막고 고통스러워하는 순간, 아무렇게 울지도 않고 엄마에게 안겨 있는 콜. 음악을 너무나 사랑해서 아들의 이름도 좋아하는 재즈 아티스트인 존 콜트레인의 이름을 따서 콜이라고 지었는데 콜은 '음악'이라는 세계에 초대받지 못한 이방인이었다.


성공적인 밴드 공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홀랜드는 가장 뿌듯한 공연을 마친 그날, 가장 비극적인 소식을 듣는다. 공허한 눈으로 교실에 돌아와 듣지 못했지만 작곡을 했던 베토벤의 이야기를 하는 홀랜드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이의 장애를 듣고 분노하거나 통곡하는 모습이 아니라 담담하지만 아직 '음악'이 아들과 함께 하기를 바라는, 아들과 자신이 같은 세계에 살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느껴진다. 콜에게도 베토벤과 같은 희망이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리고 헬기 소리와 함께 <Imagine>이 흘러나온다. 베트남 전쟁과 반전 시위의 장면은 앞으로 콜과 홀랜드에게 닥칠 시련이 느껴진다. 콜은 자신이 원하는 간식이 무엇인지 말하기도 어려웠고 가족 간의 소통 부재는 갈등으로 이어진다. 소리를 지르며 답답함을 호소하는 콜을 그저 멀리서 무심히 바라만 보는 홀랜드의 무감각이 마음 아프다. 절망과 재난 속에서도 생계는 이어가야 했고, 매 순간은 몰두할 수 없어 몇 가지에 무감각해져야만 했던 것 같다. 수많은 몇 가지 가운데 아마 콜이 있었던 것 같다. 홀랜드는 콜이 수화를 배우는 것을 반대한다. 수화를 배우면 소리를 내며 말하는 것과 영영 멀어지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소리의 세계로 콜을 이끌고 싶은 마음이었겠지만 콜에게는 언어가 없다.


https://youtu.be/9OV3Te99Cgw


홀랜드 오퍼스의 명장면 하면, 3년 동안이나 꾸준히 연습했지만 전혀 발전이 없었던 랭에게 "노을을 생각하며 연주해 보라"라고 말하며 랭이 클라리넷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편안하게 연주하게 만드는 장면일 것이다. 그 순간 배움을 얻고 자유로워진 것은 랭이 아니라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좋아하는 작곡을 하기 위해 음악교사를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홀랜드였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가르침은 배움을 통해 일어나고, 배움의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 가르침은 더 향기롭게 피어난다.


[홀랜드 오퍼스]는 성장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씨앗에 물을 주고 꽃을 피울 때, 씨앗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주었던 사람도 보살핌과 키움이라는 배움을 얻어 성장한다. 이 영화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사람은 없으며,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도 없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기대어 살고 있다. 무능력하고 볼품없어 보이는 존재도 누군가에게는 기댈 구석이 되며, 그 존재를 키워내는 일 자체가 사람으로 설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 홀랜드라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성장의 이야기들이 모두 애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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