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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꽃 바람 Jan 20. 2023

다가옴의 순간; 마음공부

2023년에는 심리학이 나에게 다가왔다.


첫 번째 다가옴.

우연히 도서관에서 하는 '자기 돌봄'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를 들으며 아끼는 친구의 모습이 겹쳐졌다. 강의를 하신 문요한선생님이 운영하는 '자기 돌봄 클럽'이라는 연간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친구에게 추천했다. 나도 친구와 함께 하게 되었다. 수치심과 미러링에 대한 수업과 관련된 참여자들의 사례를 나누는 워크숍도 가졌다.



두 번째 다가옴.

독립출판을 한 이후 처음으로 북토크를 하게 되었다. 수민문화를 중심으로 독립출판을 한 세 명이 함께 하는 트리플 북토크였다. 함께 참여한 은혜 작가님의 책에서 '내면 아이(inner child)'라는 개념을 만났다. 작가님의 책에는 은혜 작가, 과거에 태어나 현재 은혜 작가 속에 상처받은 채로 남아 있는 내면 아이, 성장하는 작가님의 두 딸이 등장한다. 그 세 존재들이 부딪치고 작용하며 성장하고 이해하고 깨달아가는 이야기가 책에 담겨 있다.


세 번째 다가옴.

<마이 스트레인지 보이>를 읽었다.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제목에 끌려 책을 빌렸다.  책은 거칠게 표현하면 상담심리를 전공한 저자가 장애아의 엄마가 되는 동안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상담심리 전공자의 셀프 상담 실패기 :상담심리를 공부했다고 해서 장애아의 엄마가 된 사건 혹은 충격 앞에 별다른 묘책이 있는 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의 기록

- 통제력 회복 훈련; 내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는 무력감에 대한 기록

-눈물 없인 읽을 수 없는 현실 부정 매뉴얼;  성실하고 겸손하며 정직하고 우월하게 살고 싶다는 묘하게 모순된 생각들이 혼합된 상태를 유지하며 살아가려 발버둥 치던 시간의 기록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리학의 다른 면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심리학은 마음을 해체하고 각각의 흩어진 그 마음의 뿌리를 찾아내어 이름을 붙이는 다소 무자비하며 복잡한 학문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언어를 통해서 가닿을 수 있는 솔직함의 끝을 보았다.


어떤 솔직함은 그 끝에 창이 달린 것도 아닌데 어딘가를 찌른다. 솔직함이 온전히 나를 향하지 않고, 솔직하다고 하면서도 방어기제가 있어서 그런지 솔직함의 끝이 바깥을 향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의 솔직함은 심리학의 언어 덕분인지 그 끝이 자신의 내부를 충실히 향해 있다. 그래서 놀랍도록 솔직하지만 공감이 되고 상처받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저자가 책으로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이 장면들이 '심리학'의 다가옴으로 엮였다. 거창한 '심리학'이 아니라 내 마음을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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