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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꽃 바람 Apr 13. 2023

그 순간, 맛있게 행복하게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도서관에서 하는 강창래작가의 {미술에 대한 소문과 진실}이라는 수업을 줌으로 듣고 있습니다.


강창래는 문학, 예술, 과학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의 책을 쓰는 작가이자, 기획하고 편집하는 편집자이기도 합니다. 왓차에서 나왔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라는 드라마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강창래 작가아내는 알마출판사의 정혜인 편집장입니다. 친구이자 동료였던 아내가 암선고를 받으면서 변화한 일상을 담아낸 기록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입니다. 그 이야기가 한석규, 김서형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된 것입니다.


https://youtu.be/BIMlwtNNQk0


드라마를 보면서 곁에 있는 사람과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얼마나 쉬운지 깨닫게 됩니다. 어떤 말도 필요 없고 멋진 장소로 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부와 명예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그 순간에 맛있게, 행복하게 먹을 수 있는 한 끼!


그 쉬운 것을 왜 지나쳤을까요? 그 단순하고 명쾌한 행복은 이렇게 누군가 상기시켜 주지 않으면 금세 잊게 됩니다. 바쁘게 바쁘게, 순간을 놓치며, 알지 못하는 미래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https://youtu.be/kmiV-NpAYLU


가슴속에 쌓인 것들이 저절로 터져 나온 글


암 투병이라는 끝이 없어 보이는 고통의 가시밭길을 헤쳐 가면서 드물게 찾아오는 짧은 기쁨을 길게 늘이고 싶었다.

내가 나를 위로하는 의미도 굉장히 컸죠.


강창래작가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저절로 터져 나온 글이라고 했습니다. 드물게 찾아오는 기쁨을 더 오래 만끽하며 자신을 위로하는 글이기도 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저염식을 해야 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며 음식의 '간지'를 살리기 위해 쥐똥고추를 넣으며 매운맛을 내는 남편의 부엌은 낯설지만 처절하지는 않습니다. 음식을 차려내는 사람의 즐거움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예술, 과학, 문학 등 많은 분야에 대한 폭넓은 글을 쓰는 작가에게 누군가 질문을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으셨나요?"


강창래작가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관심이 없는 것이 이상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그 궁금증은 삶에 가까이 있는 것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삶은 문학, 예술, 과학, 사회학 등 너무 많은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에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되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런 강창래작가이기에 '부엌'이라는 삶의 장소 또한 많은 질문을 던지는 곳이었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요리에 대한 책도 많이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 질문은 아내의 돌봄과 연결되어 있었으며, 아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드물게 찾아오는 짧은 '기쁨'까지 주었으니 처절할 수가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은 "오늘 뭐 먹지?"입니다. 어떤 음식이 그 순간을 맛있게, 행복하게 해 줄지 상상의 밥상을 차려 봅니다. 그 밥상에 둘러 앉은 가족들의 얼굴을 떠올려 봅니다. 첫 술을 뜨고 "맛있다"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 순간, 맛있게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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