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사체를 포착하고야 마는 렌즈를 장착한 눈으로

지금 여기, 라이브 단상

by 연꽃 바람

갑자기 시간이 선물처럼 주어진 아침입니다. 세수도 안 한 얼굴에 썬크림을 일단 바르고 입고 있던 옷에 겉옷 하나 걸치고 바로 밖으로 나왔습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왔다가 그늘 하나 없는 공원 의자에 해를 등지고 앉았습니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휴대폰을 꺼냅니다. 음악이나 들어볼까 했는데 왜 이리 새소리가 좋은지...


새소리를 담다가 옆에 있는 소나무의 결이 또 운치 있어 보이고, 소나무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의 푸르름이 의연하고, 언제부터 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온전한 모습을 간직한 솔방울이 당당해 보입니다.



몇 번을 지나쳤던 이곳의 살아있는 진면목을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어 피사체를 기어이 찾아보려 하는 렌즈를 장착한 나의 눈에 잡혔습니다.


오늘은 시간은 잡아먹는 요망스러운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가,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휴대폰의 영리함이 참 감사합니다. 덕분에 잠시 앉은 이 시간이 충만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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