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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꽃 바람 Sep 02. 2022

새로운 세계로의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지금 여기, 라이브 단상

공원에서 놀던 아이가 다급하게 부른다. 풀 숲에서 사마귀를 발견한 것이다. 눈은 그대로 사마귀에게 둔 채 혹시나 사마귀가 시야에서 벗어날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에 나도 저절로 마음이 급해진다.


몇 번이나 발견한 풀벌레를 놓쳐서 원망을 들은 터라 더욱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채집망을 갖다 댄다. 이번엔 성공이다. 아이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진다. 그 웃음을 좀 더 오래 보고 싶었는데 아이는 이내 잡은 사마귀를 들고 친구들에게 달려간다.

" 이거 봐! 사마귀 채집 성공!"

 아이의 온 세계는 갑자기 사마귀로 집중된다. 사마귀가 오기 전과는 전혀 다른 세계가 순식간에 다가온다. 새로운 세계를 둘러볼 새도 없이 나는 이미 그 세계로 초대되었다. 아이는 그 세계가 얼마나 경이로우며 행복에 가득한 곳인지 몸짓과 표정으로 말하며 나를 초대한다.


애쓰지 않아도 아이들은 참 쉽게 행복해진다. 혼자만 행복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느끼는 행복의 세계로 들어오라고 선뜻 초대장을 보낸다. 거부할 수 없는 초대에 응해 보면 그 행복의 세계가 정말 따스하고 넓어서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어리다’는 말로 가두기에 ‘어린이’라는 세계는 깊고 넓고 따스하다. 그 초대에 진정으로 응한다면 장담컨대 누구라도 행복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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