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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걸리는 봄날

by 정다운 너

덧날 것을 예견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만이 아니다.


넘쳐서 흐르는 눈물,

그것이 지나간 자리에

소금기가 남는다.

그슬리는 모래로 까실댄다.


너의 손을 잡은 날,

나는 왜 네 곁에 누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차가운 공기,

눈이 부신 불빛.


너의 얼굴에 내 얼굴을 차마 포개지 못하고

나는 낯선 얼굴로 네 앞에 섰다.


너의 이름과 내 이름을 하나로 묶어

네 손 안에 쥐어 주고

나는 한 걸음 멀어졌다.


너를 두고 나오며

등 뒤로 닫히던 문이

가까스로 손을 잡는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가

피어나는 봄날에


나는 무지개가 걸렸던 자리를

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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