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다운 너 Dec 14. 2021

땅끝

시와 사진_



시간이라는 것이 흐르기 시작한 이후,

바다에 짠물이 고이던 어느 날, 육지가 육지를, 바다가 대지를 들어 올렸다는 흔적이 바닷물과

육지가 만나는 경계에 생겼다. 기우뚱한 지층의 기울기가 그 위에서는 도무지 알아차릴 수 없는

단단함으로  뿌리를 내리고, 무너지는 대신에 쓰러지지 않는 안간힘으로, 군데군데 구멍 난  

속내는 열어둔 채, 저녁녘이면 물드는 볕에 겨워 낭떠러지에서 구르는 돌멩이를 품고 땅끝이

땅끝으로 서 있었다.  짠물의 넘실거림을 물리치지 못하고 가지런하지 못한 균형에 제 무게를 싣고서 땅끝에서 소리 없이 나부끼고 있었다.




사이프러스 남부


작가의 이전글 한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