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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너 Dec 20. 2021

오늘의 바다

_일상인의 단상



올해 두 번 바다를 보았다.


사실 이 문장은 올해 무려 두 번씩이나 바다를 보았다, 고 한껏 강조점을 찍어야 더 적절할지 모른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바다에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은 올해가 저물어 가는 12월에 뒤집어 생각하니 기적에 가까운 행운이었다는 생각이다.



해외에 살면서 종종 나이를 묻거나 나이를 헤아리며 호칭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 별로 없어 의식적으로, 또 자발적으로 나이를 잊고 살다가도 앞의 숫자가 바뀌는 시점이 되면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 때문인지) 한 번쯤 생애주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제 읽은 브런치 이웃의 글은 그래서 공감 가는 점이 많았다.


https://brunch.co.kr/@lee-hyo-jin/387



사실 <이작가>의 이 글은 꼭 마흔이 아니어도, 스물이나 서른, 쉰이나 예순이 읽어도 공감이 되고 또 나이라는 장벽 앞에서도 망설임이나 두려움 없이 뚜벅뚜벅 자기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목소리와 스스로의 다짐을 담고 있어 위안이 된다.


나이라는 한시성을 기준으로 앞으로 매년 일 년에 한 번, 운이 좋으면 두 번 정도 바다를 보면, 앞으로 얼마나 더 기회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바다는 슬퍼도 가고 기뻐고 갈 수 있는 곳. 모두에게 주어지는 스물네 시간처럼 공평하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목적지. 그리고 내가 찾아가거나 모른 척 퉁쳐두거나 한결같이 거기에 있다는 항구성과 영원성이 위로가 된다.  


별계획없이 시작했던 한 해여서 올해는 뭘 이루었는지 확인할 길 묘연하지만, 바다에 다녀온 기억 덕분에 내년에 해내고 싶은 일들에 대한 희망을 불러오는 것 같다.


지금도 거기 그 바닷가에는 바람이 불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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