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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운 너 Apr 01. 2022


긴 겨울을 털고 봄이 내린다

꽁꽁 얼었던 나뭇가지에 알알이 피어나는 꽃망울은 한숨으로 맺힌 시간의 흔적, 덧없이

보내버린 시간의 자국.


그때도 여기에 있고 지금도 이 앞에서 있으면서 오늘이라는 갇힌 하루가 내일로 가는 징검다리인 듯 그렇게 기우뚱대며 허공에서 흔들리며  바삐 겨울을 쓸어내고 있다.


부리로 물어와 둥지를 짓는 새들의 날갯짓. 둥지 곁을 부는 바람 속에 겨울은 소문처럼 멀어져간다. 오늘이 아니었다면 그해 겨울은 겨울인 채로 사라졌을 일. 잿빛 구름 속에 연기되어 흩어져갈 일.


얼었던 땅이 거짓말처럼 기지개 펴는 봄의 초입.

몸 속 가득 공기를 들이마시고 다시 숨을 쉬어본다. 오늘을 오늘인 채로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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