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이자 삼십대 어른이가 되어.
서른.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다.
스물아홉. 국제 나이로 아직 이십대다.
이십대지만 서른인 나이처럼
어른이지만 어른이 아닌 듯 걸쳐 살고 있다.
이제
마음먹으면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패기는 없고
노력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순진함도 없으나
그래도 노력해서 무언가는 이루고 싶단 욕심은 버리지 못했다.
내가 세상에 주인공이 아니란 걸 알고 있으나
이름 없는 작은 조연에 불과함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직도 아프다.
내 인생 역시 통제 불가한 많은 것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걸 알고 있으나
그래도 내 인생만큼은 최대한 통제하고 싶다는 욕심은 버리지 못했다.
난 이십대지만 삼십대고
난 혼자 사는 여자지만 기혼자고
난 젊은 청춘이지만 아줌마다
내가 세상에 주연이 아니다
내가 조직에 핵심이 아니다
내 인생도 내 것이 아니다
이것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될 때
나는 어른이 되는 걸까.
나는 몇 살 때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야 할까.
난 도통 모르겠다.
빛나고 싶다.
드러나고 싶다.
관심을 받고 싶다.
존경을 받고 싶다.
그건 내 삶이 아닌 걸까.
나는 그저 지나가는 행인6 쯤 일까.
소리치고 싶다.
여기 사람이 있어요.
여기 내가 있어요.
여기 나란 사람이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