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아가야 부디 건강해
초진까지 10일이 남았다.
아직 병원을 한번도 가지 못했다.
한국은 6주에도 산부인과에 가서 아기집을 확인하는 것 같은데, 미국은 임신 8주가 지나야 의사가 초진을 봐준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아기가 잘 있을까, 혹시 유산은 아닐까, 불안해서 애꿎은 임신테스트기만 없애고 있다.
임신을 자각한 여성의 10-20% 정도가 초기 유산을 경험한다. 5명 중 1명. (어떤 통계엔 4명 중 1명이라고 하기도 한다) 꽤나 흔한 일이다.
임신 주수, 연령, 유산 경험, 출산 경험, 체중 등을 기반으로 유산 가능성을 차트로 보여주는 사이트에서 나의 유산 가능성을 계산해본다 (사이트 주소: https://datayze.com/miscarriage-chart). 현재 상황에서 유산 가능성은 8.3%. 낮다면 낮을 수 있는 수치지만 안심은 되지 않는다. 초진 때 심장소리를 듣고 다 괜찮다는 말을 들어야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을 듯 싶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유산을 경험하고 또 유산에 대한 두려움으로 불안해할까.
내가 아는 수 많은 여자들이 이 경험을 겪었다 생각하니 그녀들에게 경이로운 마음이 든다.
유산, 사산, 그리고 자식이 사고/질병 등으로 일찍 사망한 경우... 주변에 이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안다. 감히 어떤 마음일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인간은 서로에게 더 친절해야한다. 다른 사람이 가슴에 어떤 슬픔을 안고 사는지 알 수 없으므로.
임신을 발견하고 초반의 당황스러움이 지나가자 아이가 와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얼마나 아이를 갖고 싶었는지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
튼튼아,
부디 건강하게만 와주렴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라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