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스트레스가 쌓여 폭발 직전인 때
태어난 지 121일 된 아기 그리고 엄마인 내가 감기에 걸렸다.
사실 지난 3일간 지속된 감기는 어제부턴 조금씩 회복세다.
3일간 아기가 많이 칭얼댔고 나도 골골댔지만
아기도 나도 감기에 걸렸으니 그럴 수 있다며 스스로를 달랬다.
모유수유 중에도 먹을 수 있는 타이레놀이 통증 경감에 도움을 주었다.
대신 육아를 맡아 주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들어 준 남편이 든든했다.
문제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았으나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 지금이다.
이제 일을 해야 하고 육아도 해야 한다. 타이레놀도 남편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아프다고 쉰 기간 동안 일은 그대로 쌓여있다.
압박감이 느껴진다.
스트레스가 느껴진다.
건강보험에서 행정적 문제가 생겨 보험이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생후 2개월 차 예방접종으로 무려 한국 돈 120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보험이 없으면 미국 병원비는 어마어마하다.
담당자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전화를 하고 노력해본다.
또 스트레스가 쌓인다.
혼자서도 잘 잠에 들던 아이가,
밤에 안깨고 아침 6-7시까지 자주던 아이가,
갑자기 새벽 3-5시에 한두 번씩 깨고 깨면 울면서 안 잔다.
아기는 최근 뒤집기를 시작하고 급성장기 혹은 원더윅스를 지나고 있는 듯 보인다.
자기도 모르게 자다가 뒤집고 뒤집은 상태로는 잠에 못 들어서 우는 아기를
뒤집은 채로도 잠에 드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뒤집은 채로 가만히 두어야 할지
도로 똑바로 눕히고 못 뒤집게 몸을 고정시켜서 잠들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어제 남편은 전자를 위해 노력했고
우는 소리를 20분 넘게 듣다가 못 참은 내가 그냥 똑바로 눕히고 재웠다.
어쨌든 남편과 나 둘 다 제대로 자지 못했고
5시에 일어나서 일을 해야 하는 나는 일어나길 포기하고 8시에 일어나 일을 많이 하지 못했다.
이렇게 또 스트레스가 쌓인다.
아기는 느리지만 조금씩 엎드려 자는 방법을 터득해가고 있다.
보험 문제도 어쨌든 해결이 될 것이고, 안된다 하더라도 120만원 정도 지불할 비상금은 있다.
새우탕 컵라면 국물을 들이켜니 짠맛이 쫙 올라오면서 순간적으로 힘이 난다.
이렇게 저렇게 버티다 보면 좋은 날이 오겠지.
어떻게든 헤쳐나갈 것이다.
감사하게도 우리는 건강하게 살아있고, 서로를 많이 사랑하니까.
힘들지만, 이 시기도 언젠간 지나갈 것이니까.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