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울까. 뭐가 문제일까.
생후 193일차.
처음으로 크립 레일을 붙잡고 일어선 날.
평소 잠드는 시각인 8시가 넘었지만
아기는 잠에 안 들고 무슨 큰일이 난 듯 울었다.
잘 울지 않는 아기였고 울지 않고 혼자 잘 자는 아기였다.
도대체 왜 울까, 뭐가 문제일까...
1. 이앓이인 걸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엄마 아빠가 가면 괜찮아지는 걸 봐서는 이앓이 말고 다른 이유인 것 같다.
2. 분리불안일까
엄마 아빠가 방을 "떠난다"는 걸 알게 되고 (아이는 다른 방에서 분리 수면을 하고 있다) 적어도 한동안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어서일까? 6개월 정도 되면 부모가 없으면 불안해한다고 하는데 그걸까? 이앓이 보단 이 쪽이 더 울음의 원인인 듯싶다.
문제가 발생하면 가설을 세우고 원인을 탐색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방식,
나는 이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고 훈련해왔다.
하지만 삶의 많은 문제는, 특히 육아는,
원인을 찾기 어렵고 해결방법 역시 그저 시간이 흐르길 바래야 할 때가 있다.
혼자서는 목도 가누지 못하던 아기가 침대를 잡고 서게 되기 까지, 6개월의 시간 동안 아이는 자랐다.
6개월이 되면 분리불안이 시작된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가 시야에서 사라져도 영영 사라지는 것이 아닌 또다시 온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분리불안이 서서히 사라지고 신뢰가 쌓인다고 한다.
그렇다. 부모의 존재와 부재를 인식할 정도로 그리고 부재에서 오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아이는 자랐다. 다르게 생각하면 6개월 동안 아이와 내가 그만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 것이다. 잘 커가고 있는 아이가 기특하고 고맙다.
충분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너는 혼자 자야 한다는 것과 잘 해왔다는 것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또 신나게 놀자는 것을 말해준다.
알아들은 걸까
기특하게도 점점 울음의 세기가 줄어들고 아이는 잠에 든다.
역시 잘 때
제일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