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했던 한 출연자는 이런 인터뷰를 했다.
퇴근해 집에 오면
아, 드디어 집에 왔구나, 우리 아이들을 만났구나, 너무 행복하다.
오늘 집에 왔을 때 나를 반기는 아이를 품에 안으며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집에 왔다, 너무 좋다'.
사실은 점심을 먹으러 밖에 나왔을 때부터 집에 가고 싶었다. 아무리 가족 같은 회사고 해묵은 감정이 켜켜이 쌓여 있는 시집 식구 같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어른스럽지 못한 유아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사무실 분위기.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있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불쌍해 지면서 무척 피곤했다. 당장이라도 사무실을 벗어나 온수 매트가 켜져 있는 침대 속으로 쏙, 들어가고 싶었다.
이런 일련의 일과 감정을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그가 한 마디로 이 상황을 정리해줬다.
너희는 캄보디에 웬치에 있는 범죄조직원들 같아.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인 사람들. 해결 방법은 탈출하는 거 뿐인데 넌 그러지도 못하잖아. 가스라이팅 좀 그만 당해.
알아, 알아.
그런데 걱정 마. 다음 텀에는 진짜로 그만둘 수도 있으니까.
아니 진짜로 잘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내일 답사라도 제발 무탈하게, 성공적으로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