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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Oct 28. 2023

대단한 하루

2023.07.31.월요일

학원 게시판에 다음달의 스쿨 액티비티 스케쥴이 붙었다. 나도 참여하고 싶은데 마땅한 것을 찾지 못했다. 화, 수, 목은 보충수업을 들어야 하니까 월요일이나 금요일, 주말에 하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다른 친구들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봐야겠다.


Grammar Class

오늘은 7월의 마지막 날이지만 새로운 한달이 시작되는 주간이기도 하다. 교사 S가 새로 시작되는 단원과 진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달은 5주가 있는데 이곳의 교육과정이 대부분 4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1주는 교사들이 새롭게 뭔가 만들어야 한단다. 그래서 교사들에게는 좀 힘든 한달이란다. 그렇겠다. 수업이 매일매일 진행되는데 1주일치를 새롭게 만들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진도에 대한 안내가 끝나고 지난 주 토요일에 끝난 불꽃놀이를 보았냐고 물었다. 내가 3번 다 보아서 불꽃놀이에 대한 발표를 했다. 첫 화면에서 상품(우리나라 전통 인형 열쇠고리)을 걸고 불꽃놀이를 처음 시작한 나라에 대한 퀴즈를 냈는데 교사 S가 맞추었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명한 불꽃놀이 사진을 몇 군데 소개하고 나서 이번에 보았던 밴쿠버 불꽃놀이들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호주, 멕시코, 필리핀의 불꽃놀이를 비교해서 어디가 더 좋았는지 말하려 했지만 감상한 위치가 달라서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냥 영상을 즐기자고 했다. 준비할 때는 문법에 맞는 문장으로 말하려고 했는데 결국 다 까먹고 단어 위주로 더듬더듬 발표를 했다. 그나마 영상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내 발표가 끝나자 교사 S는 이렇게 학생들이 발표하는 것을 우리의 새로운 전통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지난번 한국 친구 K가 시작한 학생 발표가 이렇게 새로운 전통이 되어가고 있다. 그래, 전통이란게 뭐 별거냐? 누군가 시작하고 그게 계속되면 전통이 되는 것이지.



Listening Class

이 수업도 학생들이 엄청 많이 바뀌었다. 교사 W가 아까 들은 얘기를 또 한다. 이번달은 5주라는 얘기. 그리고 새로온 학생들에 대해 파악했다. 여기도 새로운 단원이 시작되었다. 주제는 휴가 혹은 공휴일. 교사 W는 각 나라의 공휴일이 며칠이 되는지 질문한다. 총 며칠인지 생각해 본 적은 없다. W는 여기 있는 학생들의 각 나라 공휴일이 며칠인지 알려준다. 별거를 다 알려준다. 저번에 숫자를 가르쳐줄 때는 W는 각 나라의 인구수를 조사해서 알려주었다. 나름 이런저런 것을 학생들에게 맞게 준비하는 교사다. 

각 나라의 공휴일을 비교해 보니까 일본이 제일 많은 16일. 우리나라는 그 다음 14일. 그 다음이 캐나다 10-13일 등등. 여기 다니면서 쓸데없는 상식이 늘어간다. 



Reading and Writing Class

이 수업도 새로운 학생들이 합류했고 새로운 단원이 시작되었다. 이번 주제는 아역배우들의 삶이다. 나눠준 종이의 첫 페이지부터 흥미롭다. 익히 아는 배우부터 처음 뵙는 분까지 다양하다. 아역배우가 성장한 모습을 찾는 활동을 하는데 내 옆에 앉은 멕시코 친구 Z가 대부분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녀는 배우들의 사생활까지 꿰고 있다. 교사와 이 친구가 아주 신나서 이야기한다. 나는 영어도 어렵지만 이들이 말하는 배우들을 몰라서 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Lunch Time

일본 친구 H와 점심을 같이 먹고 나서 숙제를 하는데 너무 졸리다. 졸면서 숙제를 해서 엉망진창이다. 안되겠다. 이따가 도서관에 가서 다시 정리해야겠다.



Communication Class

오늘 담당교사가 무슨 일이 있어서 보강교사가 들어왔다. 그런데 말이 너무 빠르고 몸짓이 너무 과장되어서 듣기에 많이 불편했다. 스스로의 흥겨움에 못이겨 노래도 하고 재밌고 익살스럽다. 하지만 자기가 말하느라고 바빠서 학생들의 말을 들을 틈이 별로 없다. 질문을 던지고 바로 자기가 답을 말해버리면 어쩌지? 오늘 주제는 영화에 대한 것인데 자기 혼자 묻고 자기 혼자 대답하고 흥겨워서 노래부르고. 난리다. 원래 교사 C를 돌려다오.



밴브릿지 특강

오늘은 밴브릿지에서 제공하는 영어회화 특강이 있는 날이다. 오늘부터 4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오예!!! 선생님은 내가 다니는 SSLC의 교사라는데 처음 뵙는 분이다. 우연하게도 내 전공인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단다. 그런데 오늘 하필이면 학생이 나 한 사람뿐이라서 한 시간동안 선생님과 단독으로 대화를 하느라고 진땀을 뺐다. 대신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부터 요즘 유행하는 먹방 유튜브, 어느 나이부터 휴대폰을 사 주어야 할지 등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짧은 영어 실력에 내가 아는 모든 단어를 총 동원해야 했다. 이런 기회를 제공해준 밴브릿지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특강을 듣고 나서 도서관에 가서 숙제를 다시 하고 집으로 왔다. 오늘도 꽉찬 하루를 보냈다. 제일 큰 일은 문법 시간에 발표를 한 것이고 제일 보람있는 일은 특강을 들은 것이다. 영어로 남들에 앞에서 발표를 하고, 외국사람이랑 단독으로 한시간동안 대화를 했다. 뭔가 대단한 하루를 보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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