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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Oct 30. 2023

문화의 차이

2023.08.01.화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등교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거실이 소란스럽다. 한국 친구와 새로온 외국 친구가 언성을 높이고 있다. 추측하건데 화장실 사용 문제 때문인 것 같은데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끼어들기 어려워서 그냥 나왔다. 나중에 무슨 일인지 물어봐야겠다.


Grammar Class

ability와 possibility에 대해 배우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유명한 농구선수가 9개국의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읽고 놀랐다. 그 농구선수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도 보았는데 대단하다. 수비수로 최고라고 할만하다. 그리고 세계적인 가수 중에서 여러 나라 말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Jullo Igleslas와 Celine Dion에 대한 글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Celine Dion은 현재 암 투병 중이란다. 

문법 문제를 풀 때는 주변의 상황에 대한 힌트를 잘 찾아서 풀어야 한다. 그런데 그 상황을 이해하려면 단어를 좀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에고 어렵다. 그런데 숙제로 읽어오라는 부분을 훑어 보니까 Roommates 사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나? 오늘 우리 집에서 일어난 일과 종류는 좀 다르지만 함께 사는 친구들 사이의 갈등이라는 점에서는 같은 내용이다. 




Listening Class

어제 배운 공휴일과 휴가에 관련된 단어들을 복습하고 나서 듣기 활동을 했다. 제법 긴 대화를 듣고 누가 언제 무엇을 계획했는지 찾아야 한다. 역시 처음 들어서는 아무것도 잡아내지 못했지만 서너번 들으니까 겨우 구분이 되었다. 그나마 대화는 좀 들린다. 쭈욱 이어지는 글은 더 어렵다. 

수업이 끝날 무렵데 교사 W는 뉴스, 특히 날씨 뉴스를 듣는 것이 listening 연습에 도움이 된다면서 제법 긴 날씨 관련 뉴스를 들려준다. 너무 빨라서 거의 내용을 못 알아들었다. 30degrees, 13%, hot, dry,  winds, sunset가 간간히 들렸다. 지금 너무 기온이 높고 건조해서 인근에서 큰 산불이 났단다. 몇 년 전에도 큰 산불이 나서 밴쿠버까지 그 연기가 심각하게 올라왔었단다. 그런데 이야기 끝에 W가 자신의 cabin도 지금 불 때문에 위험해졌다고 산불이 난 지역의 사진을 보여준다. 그래서 자기가 내일 거기에 가봐야해서 다른 보강교사가 들어올 거란다.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은 불과 싸우고 올거라고 했다. 역시 유쾌한 교사다. 어쨌든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말해주었다.



Reading Class

파트너와 함께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Which celebrity would you like to meet the most? Why? (어떤 유명인을 만나고 싶니? 왜?) 교사가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는데 여기 밴쿠버는 자주  영화촬영지가 되어서 스타들이 오는 경우가 많단다. 하루는 자기가 휴대폰을 보면서 걸어가는데 무슨무슨 영화배우가 옆에 지나가길래 무심결에 '어머, 저 사람이 여기 있네.'라고 생각하고 지나갔단다. 나중에 갑자기 놀라서 뒤를 돌아보았단다. 그래.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면 처음에는 인지가 되지 않지. 그런데 내 옆에 앉은 멕시코 학생 Z가 흥분해서 자기라면 심장이 멈추었을거라며 호들갑을 떤다. 나는 가장 만나보고 싶은 유명인으로 로빈 윌리암스를 꼽았다. 이미 고인이 되어서 안타깝지만 그의 연기가 정말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Lunch Time

오늘도 9층에서 일본 친구 H와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앞쪽에 무리지어 앉아서 밥을 먹던 일본학생들 중에서 한 학생이 와서 앞에 앉더니 한국 사람이냐고 묻고는 자기 소개를 한다. 여기 학생들은 전부 15살인데 자기는 16살이란다. '네가 형아구나.' 그랬더니 내일도 이 자리에서 밥을 먹을 거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더니 괜찮다면 가끔 자기랑 영어로 대화를 해도 되겠냐고 묻는다. 여기 학생들은 다들 일본말을 사용해서 나와 영어로 말하고 싶단다. 그러라고 했다. 대신 내 영어 실력은 좀 낮다고 했더니 자기도 그렇다면서 그래도 여기서 애들과 일본말을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한다. 그래. 나야 뭐 영어 연습이 되어서 좋지. 적극적인 그 태도가 마음에 든다. 졸지에 일본 중학생, 고등학생과 친구가 되고 있다.



Communication Class

원래 담당교사 C가 돌아왔다. 다행이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서 나누었다. 읽기와 쓰기 수업은 영화배우가 소재이고 여기는 영화가 소재다. 니들 짰니? What is your favorite movie?(어떤 영화를 좋아하니?) How much does it cost to see a movie in your country?(너네 나라의 영화비는?)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그룹을 지어 대화했다. 확실히 어린 학생들과 나이든 사람들의 영화 취향이 다르다. 당연한 것이겠지. 그래도 세대를 관통하여 공통적인 부분도 있다. 그것은 Do you usually eat something while you are watching a film at the cinema?(영화를 볼 때 뭔가를 먹니?) 대부분의 학생들이 팝콘과 콜라를 먹는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소시지를 먹는다는 학생도 있다. 하하. 개성이 강한 친구들이 많다.


Extra Class

오늘의 주제는 Bugs and insects. 벌레와 곤충이다. 벌레와 곤충에 관련된 idiom(관용표현)으로 시작했다I have a presentation and I already feel have butterflies in my stomach.(나는 발표가 있는데 이미 뱃속에 나비를 느끼고 있다.) 뱃속에 나비라니 이게 뭔말이냐? 발표를 앞두고 긴장되어서 속이 울렁거린다는 뜻이란다. 그밖에 벌레나 곤충 단어를 배웠는데 내가 뭐 영어로 벌레나 곤충을 얼마나 알겠어 싶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ants(개미), fly(파리), butterfly(나비), bee(벌), spider(거미), 전갈(scorpion) 등등 생각보다 아는 것이 많았다.



오늘도 도서관에 가서 숙제를 하고 잠시 복습을 했다. 그리고 저번에 읽던 소설도 읽었다. 인터넷도 조금 하고 집으로 향했다. 아까 우리 식구들로부터 카톡을 통해 오전에 있던 언성이 높아진 사건의 전말을 들었다. 예상대로 화장실 사용에 대한 것인데 서로 문화가 다르고 청결에 대한 기준과 생활 습관도 달라서 생긴 문제였다. 일단 다같이 한번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집에 오니까 마침 학생들이 대부분 있길래 자연스럽게 아침에 있던 일에 대해 토론을 했다. 화장실 사용 습관의 차이, 사용 후 어느 정도까지 치우는게 좋은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영어로 말해서 중간중간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흐름은 따라 잡았다. 서로 절충을 해서 이 정도 선까지는 치우고 나오자고 합의를 보았다. 그리고 아침에 언성을 높인 부분은 서로 사과도 했다. 마지막에 다 같이 허그하고 이야기를 마쳤다. 해피엔딩.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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