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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Nov 02. 2023

열심히 산다

2023.08.02.수요일

Grammar Class

나이가 들어서 영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질문. What about age? Can people learn at any age? 어떤 나이에 (다른 나라 말을) 배우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당연히 어떤 나이라도 가능하다. 

82세의 나이에 외국어를 배웠다는 사례도 예문으로 나왔다. 그래. 82세 할머니도 외국어를 배웠다는데 나도 할 수 있어.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Listening Class

교사 W가 자신의 별장이 불탔는지 확인하려고 가는 바람에 보강교사가 들어왔다. 그런데 지난번 Communication 시간에 보았던 그 오버액션 교사다. 나는 그를 actor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혼자서 흥겹다. 국경일이나 기념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학생들에게 어떤 공휴일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많은 학생들이 크리스마스를 선택했다. 나는 추석을 말하고 싶어서 Korea tradition thanksgiving day라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좀더 설명하려고 하는데 교사는 그냥 thanksgiving day라고 생각하고 칠면조가 어쩌고 저쩌고 신나게 말한다. 내가 어떻게든 틈을 봐서 한국 전통 음식을 먹는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또 교사는 지가 말하느라고 바쁘다. 그래. 자기 흥겨움에 들떠서 말하는데 어쩌랴. 결국 부연 설명은 포기했다. 그런데 저렇게 계속 수업하면 외국어를 배우러 온 학생들을 가르치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Reading and Writing Class

교재에 나온 The rise and fall of child stars(아역스타들의 흥망성쇠)를 읽었다. 너무 어릴 때부터 스타가 된 배우들 중에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약물중독이나 알콜중독이 된 배우도 있고 아역배우 이미지 때문에 다른 역할을 맡지 못하는 경우도 있단다. 그 대표적인 예가 맥컬리컬킨이다. 크리스마스의 단골 영화였던 홈어론의 아역배우다. 안타깝게도 그는 그 이미지가 너무 굳어져서 어른이 되어서는 다른 진지한 역할을 받지 못했단다. 그래. 겉보기에 화려해 보여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 어려운 단어들을 미리 배우고 읽어서 그런지 대부분 내용이 술술 읽혔다. 



Lunch Time

밥을 먹고 나서 쉬고 있는데 어제 와서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던 그 일본 학생이 와서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자기 이름을 소개하는데 우리나라말 중에 같은 발음의 단어가 있어서 기억하기 쉬웠다. 그리고 자기 이름의 의미를 이야기해주는데 인상깊었다. 봄, 파도, 바다라는 의미라고 뜻풀이를 해준다. 나는 덕담으로 봄은 계절의 시작이고 파도는 늘 움직이고 바다는 넓으니까 아주 좋은 의미라고 말해 주었다. 그랬더니 자기 부모님이 그런 의미로 이름을 지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지금 방학이라 짧게 여기서 영어 공부를 하지만 나중에 이곳에서 더 공부하고 싶단다. 그리고 이곳 밴쿠버에서 자기 진로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참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학생이다. 많이 칭찬해주었다. 종종 이렇게 대화를 하자고 해서 나도 좋다고 했다. 



Communication Class

오늘도 영화를 소재로 한 대화가 이어졌다. 주어진 그림을 보고 어떤 영화 종류인지 연결시키는 활동을 했다. 그런데 그림에 대한 해석이 매우 주관적일 수 있어서 좀 혼란스러웠다. Historical movie라는데 어느 정도 오래된 것이 Historical한 것인지 기준이 다를 수 있지 않을까? 나의 파트너도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그림이 너무 이상하다고 투덜거리면서 문제를 풀었다. 어쨌든 이런저런 의견을 파트너와 영어로 나누는 것 자체가 연습이니까 그것에 의미를 두자. 

그리고 이어진 활동은 그룹을 지어서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When was the last time you went to a cinema? What movie did you see? (가장 최근에 영화간에 언제 갔는가? 무엇을 보았는가?) 그러고 보니까 최근 몇 년 간 영화관에 간 적이 없구나. 나의 취미가 게임으로 바뀐 후로는 영화나 콘서트에 가지 않았다. 안되겠다. 한국에 가면 문화생활을 좀더 골고루 즐겨야겠다. 



Extra Class

오늘은 Communication 시간에 같이 활동한 친구가 자기도 Extra Class를 듣고 싶다면서 같이 가도 되냐고 물었다. 당연하지. 나는 여기 온 후로 계속 다녔다고 자랑했다. 오늘은 문법 보충수업이다. adverb(부사)에 대해 배웠다. 주로 동사, 부사, 형용사, 문장 전체를 꾸며준다. 다 아는 얘기지만 기초부터 탄탄히 배웠다. 예문과 함께 배우니까 이해가 쉽다. 그리고 문장에서 사용되는 패턴, 파트너와 대화로 연습하기 등을 했다. 역시 유익한 시간이었다.

끝나고 가방을 챙기는데 교사 M이 내일 우리 extra 시간에 무엇을 주제로 이야기하는게 좋겠냐고 나에게 묻는다. 나의 의견을 묻는거야? 나는 travel, food 이런게 좋다고 했더니 알겠단다. 나는 교사 M의 중후한 발음도 좋고 찬찬히 학생들을 살피면서 가르치는 것도 좋다. 게다가 나에게 주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봐 주어서 더 좋아졌다.



밴브릿지 특강

오늘은 밴브릿지 특강 2번째 시간이다. 오늘도 학생은 나뿐이다. 덕분에 또 많이 이야기를 했다. 교사가 오늘은 무엇을 주제로 이야기할까 묻는다. 아까 extra 교사가 같은 질문을 해서 travel, food라고 답했다고 했더니 그러면 food 얘기로 시작해보자고 한다. 왜 한국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냐고 묻는다. 내가 알기로 매운 것은 고춧가루를 사용한 음식들인데 김치에 고춧가루를 넣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아는 빨간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 근대 이후이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말을 쉬운 단어로 더듬더듬 설명했다.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교사는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왜냐하면 이 선생님의 아내가 한국사람이라서 그렇다. 그밖에 좋아하는 음식, 낯선 음식, 소울푸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시 유익한 시간이었다.



Meet Up 모임

오늘은 수요일. 한영 영어교환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은 모임 장소가 미어터질 정도로 사람이 많이 왔다. 그룹이 10개가 생겨서 엄청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한국 사람들도 많이 와서 한국인들끼리 그룹이 되기도 했는데 그래도 대부분 영어로 대화를 했다. 어쨌든 다들 나보다 영어를 겁나 잘한다. 

지난 주에 만났던 친구들은 더 반갑게 인사를 했다. 2시간 정도 영어로 떠들었더니 몹시 피곤하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오늘 extra 수업, 밴브릿지 특강, 그리고 이 모임까지 연속으로 3가지의 보충 활동을 했으니 엄청나게 피곤할 수 밖에 없다. 정말 길고 긴 하루였다. 모임이 끝난 후 저녁을 먹으러 가는 그룹이 있었는데 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으나 도저히 체력이 딸려서 안되겠다. 노후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했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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