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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Nov 12. 2023

보드 게임

2023.08.05.토요일

야호. 주말이다. 느긋하게 일어나 청소를 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이번 주의 문법 진도에 대해 복습을 했다. 그리고 communication 숙제로 인상깊게 본 영화를 소개하는 글을 썼다. 나는 '인셉션'을 선택했다. 이 영화는 사람의 꿈에 침입해서 그 사람의 생각이나 기억을 바꾼다는 내용인데 굉장히 재밌게 봤다. 내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연기자로 처음 인정한 영화였다. 그 전까지는 주로 비주얼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참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영화를 영어로 소개하는게 쉽지는 않다. 최대한 간단하게 소개하는 글을 썼다. 영화 광고 같은 것도 소개하라고 했는데 나는 그냥 간단히 그림으로 그렸다. 나의 여러 취미 중 하나가 만화그리기이다. 



숙제를 마치고 거실로 나오니까 마침 우리 식구들이 아침을 먹고 있고 멕시코 친구들이 그 옆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있다. 나도 수다 대열에 합류했다. 멕시코 친구 K에게 어제 생일파티 어땠냐고 묻자 인도음식점, 노래방(가라오케), 클럽에서 논 사진과 영상 보여주었다. 정말 잘, 제대로 놀았구나. 시내의 어느 노래방(가라오케)이 평일 낮에는 저렴한 가격이라고 하니까 다 같이 한번 같이 가자고 한다. 그래. 시간이 맞으면 같이 가자. 


오늘은 토요일 오후 1시 시민회관에서 하는 영어회화 모임에 나갔다. 그곳 직원, 나, 대만 가족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새로 2명이 더 왔다. 밴쿠버에서 6개월 정도 영어 공부 중인 중국사람, 퀘백에서 태어나서 프랑스어와 영어를 할 줄 아는 캐나다사람이 합류했다. 다같이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휴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여행을 가서 2주간 못나온다고 이야기했다. 많이 미안하고 아쉽다. 다들 여행 잘 다녀오고 나중에 여행 이야기를 들려주란다.


영어회화 모임이 끝나고 한인 마트에 가서 장을 봐 왔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섞어서 매운 떡볶이를 만들고 냉동 만두도 튀켰다. 잉베에서 만나는 Meet UP의 보드게임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 모임은 학원의 브라질 친구 L이 소개해서 알게 되었다. 보드게임과 포트럭파티를 겸하는 모임이다. 포트럭파티는 각자 음식이나 음료를 가져와서 함께 나누어 먹는 방식이다. 

모임 장소는 잉베 인근의 잔디밭이다. 파란색 파라솔을 찾아오라고 해서 찾아가니까 벌써 2그룹 정도가 보드 게임을 하고 있다. 새로운 그룹을 만들어서 게임을 시작하려는데 브라질 친구 L이 우리 학원 친구들을 많이 이끌고 와서 합류했다. 우리 그룹에는 나처럼 보드 게임 초보자들이 많다. 주최자가 자기 소개를 하더니 새로 나온 게임이라면서 유니콘 게임을 추천한다. 그리고 곧바로 유니콘 게임 카드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뭐라뭐라 설명하면서 게임을 시작한다. 윽. 영어가 너무 빨라서 나는 도무지 알아듣지 못하겠고 옆에 앉은 학원 친구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했다. 그런데 주최자가 게임에 대해 설명하다 말고 갑자기 다른 그룹으로 가버렸다. 뭐니? 그래도 다들 그럭저럭 자신의 카드를 받아들고 어찌저찌 게임은 계속 진행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아무도 규칙을 정확히는 모르는데 게임은 계속 된다. 눈치를 보아 하니까 유니콘카드를 자기 테이블(자기 앞자리)에 6개 모으면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게임인 것 같다. 어떤 카드는 남의 유니콘을 뺏어올 수도 있고 어떤 카드는 남의 유니콘을 포기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런 공격을 방어하는 카드도 있다. 

그나마 이곳 캐나다 사람들이 두 명 있어서 그들에게 규칙을 물어보면서 진행을 했다. 이 카드가 공격하는 카드냐, 방어하는 카드냐 등등을 질문했다. 그들은 자신들도 이 게임은 처음이라면서 진땀을 빼면서 게임규칙이 적힌 종이도 읽어가면서 게임을 이끌었다. 우리 학원 친구 중 한 명이 거의 이길 뻔했는데 캐나다 사람이 공격 카드를 써서 막았다. 내 브라질 친구 L이 빡쳤다. 은근 승부근성이 있는 L은 바로 자신의 공격카드를 써서 캐나다 사람을 견제했다. 그래. 역시 이런 승부가 게임의 재미지. 그런데 결론은 어찌어찌하여 정말 어리버리하게 게임에 참여하고 있던 내가 이겼다. 운좋게 방어 카드가 연속해서 나왔고 마지막 카드가 남의 유니콘을 빼앗아 오는 카드였다. 나는 캐나다 사람의 유니콘을 빼앗아 와서 나의 테이블을 완성시켰다. 브라질 친구 L이 제일 기뻐한다. 어쨌든 내가 보기에는 아무도 규칙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로 게임은 끝났다.




보드게임 후에 우리 학원 친구들은 집으로 가려고 다 함께 전철역으로 향했다. 그들이 가는 길이 우리집으로 가는 방향과 비슷해서 나도 같이 갔다. 가는 도중에 월요일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월요일은 이 나라의 공휴일이다. 나는 린 캐년이라는 곳에 혼자 갈 예정이라고 하니까 다른 친구들이 자신들도 린 캐년에 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또 다른 친구들은 자신들도 함께 가고 싶단다. 그래서 순식간에 린 캐년 원정대가 꾸려졌다. 무려 10명이나 같이 가기로 했다. 다들 학원 야외활동이라면서 좋아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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